한국과 일본 증시를 각각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도요타자동차의 시가총액 순위가 7년 반 만에 역전됐다. 업황 회복과 실적 전망 상향으로 상승세를 탄 도요타가 삼성을 제치고 대만 TSMC에 이어 아시아 시총 2위에 올라선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금융 정보 업체 퀵팩트셋을 통해 15일 오후 5시 기준 두 종목의 시총을 엔화로 환산한 결과 도요타가 55조 1772억 엔, 삼성전자가 54조 9116억 엔을 기록했다고 16일 보도했다. 이는 도요타의 시총이 삼성전자를 약 2700억 엔 웃돈 결과로, 두 회사 간 순위 역전은 약 7년 반 만이다. 이날에도 도요타는 1% 넘게 상승하고 삼성전자는 약세를 보여 두 종목 간 시총은 더 벌어졌다.
최근 도요타는 2024년 3월기(2023년 4월~2024년 3월) 실적 전망을 대폭 상향하며 주식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룹사의 품질 부정 문제로 일부 차종의 출하에 차질이 빚어졌지만 가격 인상과 생산 회복, 엔화 약세에 따른 수출 이익 등에 매수세가 몰렸으며 글로벌 투자회사들의 목표주가 상향도 긍정적인 재료로 작용했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도요타의 향후 이익 성장을 고려해 목표주가를 300엔 올린 3600엔으로 제시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아시아 상장사의 시총은 2008년 금융위기 직후까지는 도요타가 삼성전자나 TSMC를 앞섰다. 그러나 2010년대에 접어들면서 삼성전자가 휴대폰을 중심으로 성장에 속도를 냈고 2016년부터 양사의 시총은 역전됐다. 2021년 삼성전자와 도요타의 시총 차이는 한때 두 배 이상 벌어지기도 했다. TSMC는 지속적인 설비투자로 세계 최대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로 거듭났고 2017년 도요타, 2020년 삼성전자를 제치고 아시아 상장사 시총 1위에 올랐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