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금융이 지난해 2조 원을 웃도는 충당금을 쌓았음에도 불구하고 비이자이익이 전년에 비해 2.5배나 급증하며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농협금융은 16일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0.2% 늘어 2조 2343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기준 역대 최대 순이익을 거두며 연간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지만 대규모 충당금 적립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던 2021년 순이익(2조 2919억 원)을 뛰어넘지는 못했다. 다만 농협금융은 농업·농촌 지원을 위해 매년 지출하는 농업지원사업비(4927억 원)를 감안한 당기순이익은 2조 5774억 원이라고 밝혔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그룹 연결 손익은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이지만 비이자이익 증가와 손실 흡수 능력 제고를 통해 더욱 안정적인 손익 구조를 다졌다”고 설명했다.
실적 선방의 핵심은 비이자이익이었다. 지난해 비이자이익은 1조 685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6.3%(1조 282억 원)나 늘었다. 특히 유가증권 운용 손익이 1조 447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5.6%(1조 289억 원) 증가했다. 이자이익은 8조 544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1조 118억 원) 감소했다. 다만 보험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이자이익 감소분을 제외할 경우 실질 이자이익은 전년 대비 7.8%(7481억 원) 증가했다.
비이자이익이 크게 늘며 대규모 충당금 적립으로 인한 손실을 만회했다. 농협금융의 지난해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은 2조 1018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조 3198억 원이나 늘어난 수치다. 이에 따라 대손충당금적립률은 202.12%를 기록했다. 농협은행의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1조 137억 원 증가한 1조 6843억 원으로 대손충당금적립률은 282.27%였다.
자회사별 당기순이익은 농협은행 1조 7805억 원, NH투자증권(005940) 5564억 원, 농협생명 1817억 원, 농협손해보험 1453억 원, 농협캐피탈 855억 원을 기록해 모든 계열사가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한편 KB·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순이익은 17조 2025억 원으로 전년 대비 3.1% 감소했다. 5대 금융지주 중 KB금융(105560)과 농협금융 2곳만 실적이 상승했다. KB금융이 1년 만에 1위를 탈환했으며 신한·하나·우리·농협·메리츠금융 순으로 순이익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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