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수요 부활에 힘입어 실적 반등에 성공한 저비용 항공사(LCC)들이 유럽, 미국으로도 노선을 넓히고 있다. 특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운수권 및 슬롯 이관으로 항공업계 지각변동이 예견된 상황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크로아티아 자그레브로 향하는 신규 노선 항공권 스케줄을 내놓았다. 오는 5월 16일부터 주 3회(화·목·토) 일정으로 A330-300 항공기(347석)를 투입해 운항할 예정이다. 여기에 대한항공이 내놓을 유럽 4개 노선(파리·로마·바르셀로나·프랑크푸르트) 역시 티웨이항공이 넘겨 받을 예정이다. EU 경쟁당국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조건부 승인하며 유럽 4개 도시의 운수권 및 슬롯(공항 이착륙 횟수) 이전을 내걸었다.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으로부터 장거리용 중대형 여객기를 임차하고 운항 승무원까지 파견 받을 예정이다. 첫 취항지는 프랑스 파리로 6월로 예상된다.
하이브리드 항공사를 표방하는 에어프레미아 역시 5월 17일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신규 취항한다. 현재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 하와이를 운행하고 있는데 향후 대한항공의 미주 노선 역시 넘겨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은 미국 경쟁당국의 승인만을 남겨두고 있는데 미국 역시 샌프란시스코, 호놀룰루, 뉴욕, LA, 시애틀 등 5개 노선에 대한 독점 우려를 표한 바 있다. 다만 보유한 기재(항공기)가 5대 뿐인 만큼 노선 확대를 위해 올해 새 항공기 2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에서도 기재를 빌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은 인도네시아와 중앙아시아 취항을 검토 중이다. 한국과 인도네시아 간 항공회담으로 한국 지방공항~자카르타·발리 노선이 운항 횟수가 주 28회까지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해 LCC는 역대 처음으로 국제선 여객 탑승 경쟁에서 대형항공사(FSC)를 물리쳤다. 2023년 국내 LCC의 국제선 탑승객은 2419만 명을 기록하며 전체의 절반을 넘겼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탑승객 수는 2300만 명으로 48%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엔데믹 이후 고물가 및 경기침체로 중·단거리 여행이 새로운 트렌드가 됐다"며 “LCC들은 엔저효과로 여행경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일본 소도시 등으로 노선을 다변화해 대응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LCC 탑승객 1위 노선은 일본으로 여객수만 1938만 명에 달했다. 2위 지역인 동남아는 베트남 874만, 태국 424만 명으로 폭발적 인기를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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