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지난해 아프리카 일대일로(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참여국에 전년보다 114% 증가한 총 217억달러(약 29조원)를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호주 그리피스 아시아 연구소는 중국 푸단대 녹색금융개발센터와 공동으로 이같은 내용의 '2023 중국 일대일로 투자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지난해 아프리카 일대일로 회원국과 체결한 건설 계약이 전년보다 47% 급증했고, 총투자 규모는 217억달러에 달해 158억달러(약 21조원) 규모의 중국 투자를 유치한 중동 국가들을 제치고 일대일로의 최대 수혜지역이 됐다고 밝혔다. 또 일대일로의 동아시아 참여국에 대한 중국 투자 역시 전년보다 94% 증가한 68억달러(약 9조원) 규모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녹색 산업으로의 전환에 따른 전기차·배터리·재생에너지 산업이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리, 코발트, 리튬 등의 자원이 풍부한 보츠와나, 콩고민주공화국(DRC), 나미비아, 짐바브웨, 말리를 중심으로 중국 투자가 급증한 것이다.
실제로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이자 리튬 배터리 생산국인 중국은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아프리카에서 배터리 핵심인 리튬, 코발트, 니켈 같은 광물을 확보하려고 애쓰고 있다. 보고서는 중국과 일대일로 회원국 모두에서 녹색 전환을 지원하기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올해 일대일로 투자와 건설 계약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보고서는 중국의 건설과 투자에 대해서만 언급했을 뿐 중국 융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미국 스팀슨센터 중국 프로그램 책임자인 윤 선은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투자가 재개되겠지만 융자는 언제나 중국 금융에서 더욱 중요한 비중을 차지해왔다"며 “자칫 ‘부채의 함정’에 빠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레드 인텔리전스의 마크 볼룬드는 중국의 아프리카 융자가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정체 이후 다시 늘어날 것으로 보이나 2010∼2015년 수준에는 한참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는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가 현재 상당한 부채 부담을 짊어지고 있어 신규 대출 여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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