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상장사 10곳 중 7곳이 시장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내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올해 실적에 대한 눈높이 역시 5% 가까이 줄어들었다.
18일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이달 14일까지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국내 상장사 218개 중 72%에 해당하는 158개사가 시장 평균 추정치를 밑도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세아베스틸지주(001430)가 시장 전망치(169억 원)를 97% 하회한 5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가장 큰 차이를 보였다. 이 밖에 에스오일(S-Oil(010950)), 롯데지주(004990), 티앤엘(340570), HD현대인프라코어(042670) 등도 시장 전망치보다 80%가량 못 미치는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고금리와 고물가로 인해 거시경제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삼성전자 등 국내 경기에 큰 영향을 주는 반도체 업종이 시장 전망치에 못 미치는 이익을 내는 등 부진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상장사들이 줄줄이 ‘어닝쇼크’를 기록하면서 올해 실적에 대한 눈높이도 빠르게 하향됐다. 이달 14일 기준 270개 기업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 총합은 227조 8322억 원으로, 지난해 말 239조 3570억 원 대비 4.81%가량 낮아졌다.
특히 2차전지 업종의 하향세가 두드러졌다. 에코프로비엠(247540)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지난해 말 대비 43% 감소했다. 포스코퓨처엠(003670)(-36%), LG화학(051910)(-35%), LG에너지솔루션(373220) (-32%) 등의 눈높이도 크게 낮아졌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4분기 실적 시즌을 거치며 올해 기업 이익 하향 조정이 가속화된 가운데 올해 1분기 실적 시즌 전까지는 이익 모멘텀 공백기를 예상한다”며 “코스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현재 0.95배에서 지난해 상반기 고점인 1.0배를 넘기 위해서는 기업 실적 개선이 필수적”고 말했다. 이어 “지수의 추세적인 상승을 기대하기보다는 이익 성장 가능성이 있는 개별 종목 중심으로 대응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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