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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조절' 삼성·SK …"메모리 설비 투자 전년比 최대 5.7% 감소할 듯"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사진제공=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전경. 사진제공=SK하이닉스


지난해 불황을 겪었던 세계 D램·낸드플래시 시장이 올해 회복 국면을 맞이하고 있지만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세계적인 반도체 회사들은 공격적인 생산 능력 확대보다 신중한 투자를 모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황에 맞춰 투자 속도를 급격하게 변경하는 전략보다 꾸준하고 안정적인 기조를 선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 1월 새해 첫 월간 메모리 반도체 리포트를 통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램·낸드플래시 설비 투자액 전망치 합계를 연간 245억 달러(약 32조 원)수준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설비투자액 합계인 260억 달러보다 5.77% 줄어들었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는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2023년보다 투자를 줄일 것으로 전망했고, SK하이닉스는 D램 설비 투자는 지난해보다 30% 더 늘린 52억 달러를 투입하지만 낸드 투자 예산은 깎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올해 두 회사는 2022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내내 겪었던 초유의 메모리 불황을 뚫고 올해 호황 사이클 진입을 앞두고 있다. 다만 후공정(패키징) 위주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라인을 공격적으로 확충하는 것을 제외하면 신규 D램·낸드 웨이퍼 전(前)공정 설비 구축은 보수적인 진행이 예상된다.

특히 낸드 설비 투자 속도를 더욱 늦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신축 공장인 P4에 시험 라인 규모인 월 5000장 낸드 라인만 증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 능력 확충보다 시안 낸드공장을 중심으로 공정전환 집중이 예측된다.

또한 트렌드포스는 SK하이닉스의 낸드 생산능력의 경우 불황 시작 시점인 2022년 말(월 약 20만 장)보다 적은 월 15만장 수준을 유지한다고 예상했다. SK하이닉스는 이천 본사의 반도체 생산 기지 M14 낸드 라인을 청주 공장으로 이설하는 계획을 변함없이 추진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측은 지난달 말 실적 발표회에서 "올해 투자는 선단 공정 제품의 양산 확대와 필수 인프라 투자 등 우선 순위를 고려해 증가분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메모리 설비를 보수적으로 투자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직 D램과 낸드의 평균판매가격(ASP)이 호황 시기만큼 올라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D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회복세가 느린 낸드의 경우 올 연말께 재고 정상화가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무리한 투자 대신 수익성이 보장되는 고용량 칩 연구개발과 투자에 집중할 예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회사들이 시장 사이클에 맞춰서 투자액을 결정하는 것보다는 꾸준하고 안정적인 예산 운영 기조를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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