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미국·일본·독일 등에 비해 로봇 기술력이 뒤처진다고 하죠. 하지만 물류창고 등에서 목적지를 향해 스스로 경로를 이동하는 자율주행로봇(AMR)은 저희가 퍼스트무버(선도자)라고 확신합니다.”
과학도와 경영학도 쌍둥이 형제가 창업한 AMR 벤처인 트위니의 천영석 최고경영자(CEO)는 19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아마존 물류창고를 보면 로봇이 바닥의 마크를 따라 위치를 인식하며 움직인다”며 “저희는 물류센터와 공장 등 넓고 복잡한 환경에서 어떤 인프라 없이도 자율주행 기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KAIST 전기전자공학 박사인 천홍석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근무 경험이 있는 천 CEO가 2015년 창업해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천 CTO가 형이다.
천 CEO는 “아무리 좋은 센서를 써도 막대한 정보를 처리하지 못하면 노이즈(잡음)가 증가해 무용지물인데 저희는 해결할 기술력을 갖고 있다”며 “물류창고 등에서 로봇에 3차원(3D) 라이다를 장착해 실시간 정보처리 기술을 통해 목적지까지 자율주행을 시킨다”고 설명했다. 로봇의 경로 계획 수립, 사전 공간 지도 작성, 실시간 궤적 생성 등 위치 추적에서 수십 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아마존 물류센터에 쓰이는 키바로봇의 경우 바닥의 격자형 마크를 인식해 이동한다고 비교했다. 현재 아마존은 물류센터의 특정 장소에서 제품을 감지해 흡착 방식으로 옮기는 로봇팔, 로봇청소기 같은 모양으로 컨테이너 박스를 옮기는 이동로봇, 다리로 걷는 휴머노이드로봇 등 다양한 로봇들을 선보이고 있다.
벤처기업인 트위니는 현실적으로 글로벌 기업을 이기기 힘든 여건에 처해 있지만 실시간 3D 데이터 처리 기술에 집중 투자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천 CEO는 “산업·물류용 로봇에서는 독일·일본·미국이 앞서고 중국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물류창고와 공장 등의 AMR은 우리도 앞서나갈 수 있다”며 “3D 데이터를 활용한 정확한 자기 위치 인식을 통해 다른 큰 기업의 로봇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부터 로봇 임대 비중을 늘리면서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 미국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천 CEO는 “정부 주도의 창업 지원 생태계에서 유동성이 말라 많은 스타트업이 성장통을 겪고 있다”며 “중국이 국가적으로 로봇을 키우는 것을 감안해 우리도 정부가 좀 더 인재를 기르고 민간 투자 시장도 적극 키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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