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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환” 외친 신동빈…사업 과제 60개 쏟아냈다

辛 "AI로 비즈 모델 찾자" 특명에

TF 꾸려 계열사간 과제 발굴·수행

표준 플랫폼 통해 비용 절감하고

생성형 AI 활용 제품개발·마케팅

효율 제고 넘어 경쟁력 강화 온힘

신동빈 롯데 회장.

‘인공지능(AI) 전환’이라는 신동빈 회장의 특명을 받은 롯데그룹이 60여 개의 AI 프로젝트를 시범 가동하며 각 사에 적합한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 나섰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9월 AI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그룹 및 계열사별 AI 과제를 발굴해 수행하기 시작했다. 신제품 개발부터 마케팅·안전관리 등에 적용한 AI 수행 과제들을 각 사의 경쟁력을 높일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이 지난해 9월 AI TF를 가동한 후 지금까지 발굴해 진행하고 있는 AI 관련 수행 과제는 60여 개에 달한다.

AI TF가 제시한 그룹 차원의 AI 활용 청사진에 따라 식품·쇼핑·호텔·화학 등 4개의 헤드쿼터(HQ)를 중심으로 구성된 AI 추진 협의체가 각 계열사와 협업해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각 사별 사업에 특화된 AI 활용 방안을 찾아 적용해보고 있다”며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사업 전반에 지속 활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롯데그룹의 디지털 전환을 주도하고 있는 롯데정보통신(286940)은 지난달 자체 개발한 AI 플랫폼 ‘아이멤버’를 그룹 전 계열사에 도입하고 실무 적용을 시작했다. 아이멤버를 활용하면 신입 사원도 수 초 만에 회사 내부 규정에 맞춘 비즈니스 e메일을 손쉽게 작성할 수 있다. 전 계열사가 표준화된 플랫폼을 사용하면서 비용 절감 효과 또한 덤으로 얻고 있다. 롯데정보통신 관계자는 “챗GPT와 같은 외부 상용 AI도 적극적으로 적용해 비즈니스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고도화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롯데그룹 내부의 디지털 전환뿐 아니라 계열사별 경쟁력 강화를 위한 AI 비즈니스 모델도 하나둘 등장하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생성형 AI를 도입해 신제품 개발에 활용하고 있다. 회사가 보유한 식품 정보를 기반으로 신제품 아이디어 발굴부터 관련 이미지까지 AI로 만드는 방식이다. 대홍기획은 올해 초 AI 스튜디오에서 작업한 롯데그룹 신년 광고를 선보였다. 이미지 생성부터 영상 편집까지 사람 손이 아닌 생성형 AI가 수행했다.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롯데그룹의 메타버스 플랫폼 ‘칼리버스’ 역시 AI 쇼핑호스트, AI 동시통역, AI 실사 융합 등 AI 기술을 적용해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김동규 칼리버스 대표는 “롯데의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온라인에서 실사와 다름없게 노출하고 실제 거래까지 가능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편의점 경영주를 위한 생성형 AI 챗봇 ‘GPT브니’를 도입했다. 기존에 경영주가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최소 3단계를 거쳐 본사와 소통해야 했지만 GPT브니에서는 질문만 남기면 빠르고 상세한 답변을 바로 받을 수 있다. 롯데온 또한 배너에 들어가는 이미지 중 일부를 AI에 맡기면서 관련 업무 시간을 4시간에서 30분까지 단축했다. 디자이너들은 이 시간을 활용해 기획 등 본연의 업무에 더 집중할 수 있다.

건설 사업에서도 AI 활용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AI 시스템을 활용한 안전상황센터를 개관하고 산업 안전 스타트업 두아즈와 AI 기반 건설 시방서 질의응답 및 분석 플랫폼(ConGTP)을 만들었다.

이처럼 롯데그룹이 AI 전환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신 회장의 특명이 있다. 신 회장은 지난해 7월 하반기 사장단회의(VCM)에서 처음으로 AI를 언급하며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시 “AI 기술이 과거의 PC·인터넷·모바일처럼 세상에 큰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며 과감한 실행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후 롯데지주(004990) 산하에 AI TF가 조직됐고 수시로 계열사와 소통하며 AI 전환에 나섰다.

올해 초에는 신 회장이 신년사와 상반기 VCM을 통해 “롯데만의 효과적인 AI 기술을 적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마련해달라”고 추가로 지시하면서 AI의 사업 적용 분야도 확대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 회장이 강조하는 AI 전략은 단순히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넘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미래 사업을 중심으로 비즈니스 구조가 재편되고 있는 시기인 만큼 계열사들도 생존을 위한 AI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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