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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부진 경고 잇따르는데…소비 심리 개선된 이유는

소비자심리지수, 두 달 연속 상승세

소비 지출 확대 전망 많은 영향이지만

"고물가에 고정비 지출 증가하는 것

'경기 개선→소비 여력 확대'와 무관"

서울 시내의 한 전통시장에서 장사 중인 상인의 모습. 연합뉴스




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지난달보다 0.3포인트 오른 101.9로 집계됐다. 3개월 연속 상승세이자 두 달 연속 100을 웃도는 수치다. CCSI는 주요 6개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활용해 산출한 지표로 수치가 100보다 높으면 소비심리가 낙관적임을, 낮으면 비관적임을 뜻한다.

소비 심리가 개선됐다는 의미인데, 이는 내수 부진이 심상치 않다는 정책 당국의 판단과는 상반된다. 일례로 기획재정부는 지난 16일 발간한 ‘2024년 2월 최근 경제 동향(그린북)’에서 “민간소비 둔화, 건설투자 부진 가시화 등 경제 부문별로 회복 속도에 차이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괴리는 인플레이션 탓에 발생했다. CCSI가 2월에 100포인트를 상회한 것은 6개 항목 가운데 하나인 소비지출전망 CSI 영향이 크다. 소비지출전망 CSI가 100포인트를 넘으면 6개월 후 소비지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보는 전망이 많다는 뜻인데 2월 소비지출전망 CSI는 111포인트를 기록했다. 장기 평균(2003~2023년)인 108포인트보다 높다.



보통 지출 확대 전망은 소비 확대로 이어진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경기 개선을 기대하며 지갑을 더 열겠다는 심리보다는 고물가에 경직성 지출이 늘어날 것 같다는 전망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 2월의 경우 경기 개선과 밀접한 내구재(94)·외식비(95)·여행비(95)에 대한 지출 전망은 비관적이다. 고정비에 가까운 교통·통신비(110), 의료·보건비(113), 교육비(101)에 대한 지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즉 물가 상승이 ‘고정비 증가→지출 확대 전망→소비심리지수 상승→내수 개선 착시’로 이어진 셈이다.

현재경기판단 CSI 역시 절대 수준 자체가 낮다. 1월 69포인트에서 2월 70포인트로 오르며 CCSI 상승에 기여했으나 장기 평균(72포인트)을 하회한다. 현재생활형편 CSI도 전월보다 1포인트 오른 90포인트를 기록했으나 장기 평균(89포인트)과 유사하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CCSI가 개선세이기는 하나 절대적인 수준과 내용을 보면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기대인플레이션율에도 나타난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이 2월 3.0%로 지난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조사 기간(2월 5일~14일) 직전인 2일,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8%로 6개월 만에 2%대로 내려왔다는 발표에도 물가 심리가 크게 개선되지 않은 모습이다. 황 팀장은 “농산물·외식 등 먹거리 물가는 워낙 높아서 (기대인플레이션이) 크게 떨어지지 못하고 멈칫했다”며 “최근 국제유가 상승에 휘발유 값이 올라간 것도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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