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모회사 메타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 독점 구도를 깨기 위해 삼성전자와 ‘AI 반도체 동맹’ 구축을 시도한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10년 만에 한국을 찾아 윤석열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잇따라 회동하고 한국 반도체 업계와의 협업 확대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21일 업계와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이르면 이달 말 방한해 이 회장과 만나 AI 분야의 협업을 논의한다. 최근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이 회장과 만나 반도체 연합 전선 구축을 시도한 가운데 미국의 또 다른 핵심 빅테크 기업인 메타 또한 삼성전자에 손을 내민 것이다. ★관련 기사 3면
저커버그 CEO는 이번 이 회장과의 만남에서 AI 반도체 수급을 비롯한 생성형 AI 관련 사업 논의를 가질 것으로 전해졌다. 생성형 AI 시장에서 80% 이상을 독점하는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을 줄이기 위해서는 초미세 반도체 생산 기술을 보유한 삼성전자와의 협업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한 결과다.
삼성전자의 초미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능력을 활용해 자체 개발한 칩 생산을 논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자체 맞춤형 반도체를 공급하기 위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뿐 아니라 패키징,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등 AI 산업에 특화한 반도체 역량을 모두 보유한 유일한 기업이다. 윤 대통령 또한 저커버그와 만나 관련 산업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저커버그 CEO가 한국을 찾는 것은 2013년 6월 이후 약 10년 만이다. 당시 이 회장(당시 삼성전자 부회장)과 7시간 동안 ‘마라톤 회동’을 가졌다. 두 사람은 하버드 동문이기도 하다.
저커버그 CEO는 윤 대통령과의 만남 일정도 조율하고 있다. 이번 만남이 성사되면 그는 2013년 박근혜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 대통령을 접견한다. 대통령실은 “메타 측으로부터 면담을 요청 받았으며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