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랩스가 문버드 개발사 프루프를 인수하며 NFT 산업에서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유가랩스는 크립토펑크를 인수한 지 약 2년 만에 대형 지식재산권(IP)를 새로 확보하며 명실공히 NFT 1인자로 입지를 다지는 모양새다.
21일 오후 2시 30분 크립토슬램 기준 최근 일주일 간 문버드 거래량은 1317.48% 폭증한 493만 6625달러(약 65억 8905만 원)를 달성했다. 거래 건수도 613% 늘어난 856 건을 기록했다. 이날 오픈씨 기준 바닥가는 2.1688ETH로, 일주일 전(1.219ETH) 대비 약 100% 올랐다. 지난 17일에는 바닥가가 2.75ETH까지 치솟기도 했다.
유가랩스가 프루프를 인수한다는 소식이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지루한원숭이들의요트클럽(BAYC) 발행사 유가랩스는 지난 17일 프루프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프루프 인력을 포함해 문버드 등 지식재산권(IP)은 모두 유가랩스에 흡수된다.
프루프는 케빈 로즈가 설립한 개발사다. 케빈 로즈는 지난 2004년 딕닷컴을 창업해 성공을 거뒀고, 밀크 리비전 3 등을 세우며 연쇄 창업가로 이름을 알렸다. 프루프는 문버드, 미틱스 등 NFT 프로젝트를 흥행시키며 지난 2022년 앤드리슨호로위츠(a16z) 등으로부터 5000만달러(약 669억 원) 규모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a16z는 실리콘밸리 유명 투자사로, 에어비앤비·슬랙·로블록스 등에 투자해 엑싯한 경험이 있다. 유가랩스를 포함해 솔라나·코인베이스 등 가상자산 프로젝트에도 적극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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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수로 유가랩스는 NFT 시장에서 대형 IP 보유사로 공고한 입지를 다지게 됐다. 지난 2021년 혜성처럼 등장한 유가랩스는 BAYC NFT 보유자에게 IP를 넘긴다는 획기적 아이디어로 급성장했다. BAYC 보유자는 본인이 갖고 있는 NFT를 활용해 뮤직비디오, 굿즈 등을 자유롭게 제작하고 수익을 낼 수 있다. 국내에서도 BAYC IP를 이용한 수제버거 브랜드 보어드앤헝그리(Bored & Hungry)가 최근 서울 성수동에 매장을 열었다.
BAYC로 단숨에 이목을 끈 유가랩스는 세를 확장해 2022년 크립토펑크 발행사 라바랩스를 인수했다. 크립토펑크는 이더리움 기반 NFT의 시조새로 불릴 만큼 상징성 있는 프로젝트로, 프로필 NFT(PFP NFT)의 시초격이다. 후발주자 유가랩스가 탄생한 지 불과 1년 만에 선발주자 라바랩스마저 흡수한 셈이다. 같은 해 유가랩스는 기세를 몰아 4억 5000만 달러(약 6007억 원) 투자금을 유치했다. 이 라운드에는 국내 대표 블록체인 투자사 해시드벤처스 등도 참여했다. 당시 유가랩스 기업가치는 약 40억 달러(약 5조 3396억 원)로 평가받았다.
유가랩스는 이번 프루프 인수를 계기로 문버드를 아더사이드에 도입하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아더사이드는 유가랩스가 추진하는 메타버스 프로젝트다. 다니엘 알레그래 유가랩스 최고경영자(CEO)는 “블록체인에서 예술 문화, 커뮤니티를 지원하는 데 전념하는 회사인 프루프가 유가랩스 생태계에 합류하게 돼 기쁘다”며 “문버드는 상당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고, 통합 브랜드로서 다양한 요소를 지닌 콜렉션”이라고 말했다.
케빈 로즈 프루프 창업자이자 CEO는 “문버드를 아더사이드에 가져갈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아더사이드는 우리 콜렉터들에게 완벽한 집이자 미래”라고 말했다. 그는 짧은 인수인계 기간을 거쳐 유가랩스 고문(advisor)으로 합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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