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창원을 글로벌 SMR(소형모듈원전) 클러스터로 조성한다. 원전 유망기술 확보를 위해 관련 연구개발(R&D)에 4조 원을 쏟아붓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22일 창원시 경남도청에서 ‘다시 뛰는 원전산업, 활력 넘치는 창원·경남’을 주제로 열린 열네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를 주재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민생에 온기를 불어넣는 원전산업’ 안건을 발표하며 “생태계 온기 회복을 넘어 원전산업 질적고도화를 통해 명실상부 원전 최강국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우선 올해 3조 3000억 원의 원전 일감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3조 원보다 10%, 지지난해 2조 4000억 원보다 37.5% 각각 증가한 규모다. 특히 지난해 12월 신한울 3·4호기 보조기기를 공급하는 중소·중견기업들이 ‘계약 즉시’ 계약금 30% 이내의 선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선금 특례’ 제도를 도입했다. 선금 신청에 필요한 보증보험의 수수료도 최대 75%까지 지원한다. 산업부는 “이번 특례 시행으로 인해 신한울 3·4호기의 일감은 올 상반기까지 누적 1조 원 이상 차질 없이 집행돼 원전 생태계에 단비가 되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원전기업들에 대한 특별금융지원 프로그램은 올해 1조 원 규모로 전년 대비 2배 늘려 공급한다. 정부는 지난해보다 촘촘한 자금 지원을 위해 올해부터 시중은행을 통한 2~3%대 저금리 융자를 지원하는 1000억 원 규모의 ‘원전 생태계 금융지원사업’을 신설했다. 원전 설비 독자 수출에 성공했으나 매출 감소와 수출실적 없음을 사유로 수출보증보험을 발급받지 못해 계약이 파기될 우려를 제기하는 수출기업의 목소리를 반영한 1250억 원 규모의 ‘원전수출보증 지원사업’도 추진한다.
원전 분야 세액공제도 대폭 확대한다. 현행 조세특례제한법령상 세액공제 대상에 대형원전의 ‘설계기술’뿐만 아니라 ‘제조기술’을 신규 반영한다. 기존에 반영된 SMR 제조기술의 경우 범위 추가 확대해 원전 기자재 기업들의 투자 여력을 확충한다는 방침이다. 산업부는 “그동안 세제 감면을 받을 수 없었던 많은 원전 중소·중견기업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의미 있는 제도 혁신”이라며 “올해에만 1조 원 이상의 설비 및 R&D 투자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게임체인저’라 불리는 SMR 선도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정부는 올해 한국형 소형모듈원전 ‘i-SMR’의 개발을 가속화 하기 위해 전년 대비 9배의 예산을 증액했다. 정부는 SMR 설계·제작·사업개발 분야 기업들에 전문으로 투자하는 정책 펀드도 내년부터 신규 조성한다.
향후 SMR의 확산에 따라 ‘공장에서 원전을 만들어 수출하는 시대’가 열릴 것에 대비해 SMR 위탁 생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도 마련했다. 창원과 경남은 우수 원전 기자재 업체들이 집적한 글로벌 ‘SMR 클러스터’로 키워낸다는 구상이다.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창원 국가산단 입주 기업 중심으로 SMR 파운더리 허브로 (육성)한다는 비전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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