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테오젠(196170)이 미국 머크(MSD)와의 267억 원 규모 라이선스 변경 계약을 체결했다고 22일 밝혔다. 알테오젠이 계약 상대방을 MSD로 특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20년 알테오젠은 MSD에 기존의 정맥주사 바이오의약품을 피하주사 제형으로 바꾸는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기술 ALT-B4를 수출했다. 최대 6개 타깃에 적용해 품목당 최대 6억 4400만 달러(8600억 원)를 지급받는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계약 상대방은 ‘글로벌 10대 제약사’라고만 밝혔을 뿐 MSD라는 것은 공개하지 않았다.
추가 계약은 특정 제품군에 대한 독점적인 사용권을 부여하는 내용이다. MSD는 ‘키트루다’ 제품군에 한정해 독점적 라이선스 사용권을 갖는다. 계약변경에 따라 알테오젠은 MSD로부터 계약금 2000만 달러(267억 원)을 지급받게 되며, 이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의 92.7%에 해당한다. 키트루다 제품군의 품목허가, 특허연장, 누적 순매출에 따른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역시 원래 계약 대비 4억 3200만 달러(5700억 원) 증액하기로 했다. 제품 출시 이후에는 순 매출의 일정 부분을 로열티로 받는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기존에는 계약 상대방 및 신약 개발과 관련한 정보는 계약상 영업비밀로 약정했다”면서 “이번 변경계약을 체결하며 계약상대방의 명칭 및 현재 개발 품목의 명칭은 공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는 “전 세계 환자들에게 삶의 변화에 기여할 수 있는 의약품을 공급하기 위해 MSD와 이번 변경 계약을 체결한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하며, 앞으로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키트루다는 MSD가 개발한 면역항암제다. 지난해에만 글로벌 250억 달러(약 33조 원)의 매출을 올린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140억 달러)를 누르고 세계 1위 매출 의약품이 됐다. MSD는 2028년쯤 만료되는 키트루다의 핵심 특허를 연장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피하주사 형태의 개발 역시 그 중 하나로, 새로운 특허가 인정된다면 보호 기간이 2036년까지 연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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