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케이웨더가 코스닥 상장 첫날 ‘따블(공모가 대비 주가 2배 이상)’을 달성했다. 이에이트와 코셈, 에이피알 등 이달에만 세 기업이 추가 신규 상장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공모주 열기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공모주가 희망 공모가 상단을 넘어설 만큼 기업공개(IPO)시장이 과열되면서 상장 첫날 상승 폭도 큰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신중한 투자를 당부했다.
22일 케이웨더는 공모가 7000원 대비 137% 오른 1만6600원에 마감했다. 지난 1997년 설립된 케이웨더는 국내 최대 민간기상사업자로, 국내에선 유일하게 공공기관과 기업, 언론 등에 직접 분석한 민간 기상 데이터를 제공한다. 케이웨더는 이날 시초가 1만9920원에 시작해 장중 2만30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공모가와 비교해 각각 185%, 229% 오른 금액이다. 올해 줄줄이 이어졌던 공모주 대박 행진을 케이웨더가 순조롭게 이어나갔다고 볼 수 있다. 앞서 우진엔텍과 현대힘스, 이닉스 등은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시초가 수익률이 각각 300%, 297%, 233%까지 치솟으며 ‘따따블’을 달성했거나 달성 직전까지 갔다.
이런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이달 신규 상장하는 이에이트, 코셈, 에이피알 등도 공모주 흥행을 이어갈 전망이다. 이런 종목들은 이미 수요예측에서 600~1300대1 수준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모주 시장 훈풍은 지난해부터 따따블 제도를 도입되면서 두드러지고 있다. 한국 거래소는 신규 상장 종목의 공모가 대비 가격 제한 폭을 기존의 최대 260%에서 400%까지 확대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코리안 디스카운트’ 논란도 공모주는 비켜가는 모양새다. 미국 플로리다 대학 제이 리터(Jay R. Ritter) 교수가 분석한 ‘기업공개 국제 통찰력(IPO : International Insights)’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역대 상장 첫날 평균 수익률은 52.8%로 OECD 주요 27개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그 뒤를 △일본 49.3% △그리스 50.8% △스웨덴 28.2% △스위스 24.6% 등이 이었다. 이는 지난해까지의 데이처를 분석한 자료로, 같은 해 도입된 따따블 제도 도입을 감안하면 한국의 최근 수익률은 훨씬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같은 높은 수익률이 오래가지 않았다는 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케이웨더를 제외하고 올해 신규상장 6종목의 주가 추이를 봤을 때 대부분 가격이 시초가 대비 반토막이 났다. 주가가 가장 많이 추락한 종목은 HB인베스트먼트로 시초가는 1만100원이었지만 전날 종가는 65% 떨어진 3505원이었다. 그 밖에 포스뱅크(-57%), 스튜디오삼익(-50%), 이닉스(-49%), 현대힘스(-38%), 우진엔텍(-31%) 등 순이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공모주 투자가 테마주처럼 변질됐다”며 “많은 투자자들이 ‘첫째날 그냥 팔고 나오자’라는 마인드로 접근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황 선임연구위원은 “그런 투자자들이 많아질 수록 변동성은 커지고 공모가격은 점점 더 높아질 것”이라며 “IPO라고 해도 6개월이나 1년 이상을 보유해도 현재 가격이 적절할지를 충분히 감안해서 기업의 본질적 가치와 지속가능성에 투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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