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호실적을 발표한 그래픽처리장치(GPU) 설계사 엔비디아 주가가 16.4% 폭등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하루만에 자산가치가 80억 달러(약 10조6000억 원) 이상 늘어나며 세계 20대 부호 진입을 목전에 뒀다. 인공지능(AI) 붐에 힘입은 엔비디아가 향후 주식 시장을 이끄는 ‘촉매’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이어진다.
22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16.4% 올라 785.38달러(약 104만 원)에 마감했다. 시총은 1조6670억 달러(약 2215조 원)에서 1조9390억 달러(약 2577조 원)로 뛰었다. 하루만에 시가총액이 2720억 달러(약 360조 원) 늘어난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달 초 메타의 하루 증가분인 1970억 달러를 뛰어넘는 역대 최고 기록”이라고 전했다.
전날 실적발표를 앞두고 주가가 폭락하며 아마존과 구글 지주사 알파벳에 내줬던 미 증시 시총 3위 자리도 재탈환했다.
주가 폭등에 황 CEO 자산도 덩달아 불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이날 기준 황 CEO 자산가치는 전날에서 80억 달러 늘어난 681억 달러(약 90조5000억 원)에 달했다. 전날까지 23위였던 부호 순위도 21위로 올랐다. 황 CEO는 1년 전만 해도 자산 순위 100위권 밖에 있었다. 엔비디아 주가가 1년 새 5배 이상 오르며 자산이 순식간에 증가한 것이다.
기업가치(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졌음에도 엔비디아 주가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이다. 전날 엔비디아는 2023년 4분기 회계연도(11~1월) 매출과 총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265%, 769% 늘었다고 밝혔다. 스스로 밝힌 올 1분기(2~4월) 매출 예상치도 월가 기존 추정치를 8% 웃돌았다. JP모건은 “매그니피센트7이 금리에 관계없이 수익 기대치를 충족시킨다는 점이 입증됐다”며 “엔비디아가 금리 움직임과 주가지수 간 연관성을 떨어뜨리는 촉매제(Catalyst)”라는 보고서를 내놨다. 엔비디아의 소비자용 GPU 관리 소프트웨어 이름인 카탈리스트를 인용한 평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