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코리아는 국내 채용 플랫폼의 ‘아버지’다. 1996년 설립된 잡코리아는 1998년 취업 포털 서비스를 선보인 이래 국내 채용시장을 선도해왔다. 이는 대표적인 채용 포털인 인크루트(1998년), 사람인(2005년)보다 한발 앞선 것으로 현재까지 압도적인 점유율과 인지도를 자랑하고 있다.
잡코리아는 정규직 채용 플랫폼인 '잡코리아', 비정규직(아르바이트) 플랫폼인 '알바몬', 지역 기반 초단기 재능거래 플랫폼 '긱몬' 등을 서비스하며 구직자의 토털 라이프 사이클 매니지먼트를 표방하고 있다. 잡코리아의 지위는 여전히 탄탄하다.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가 구인구직 앱 업종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아르바이트 분야에서는 '알바몬'이, 정규직 분야에서는 '잡코리아'가 월간 앱 사용자수(MAU)가 가장 많았다. 두 플랫폼의 중복을 제거한 합산 사용자 수를 종합하면 53.1%의 점유율에 해당한다.
자체 데이터에 생성AI 접목…"취업 매칭 시간 극단적 단축시킬 것"
잡코리아는 최근 HR테크로 거듭나기 위해 각별한 공을 기울이고 있다. 이혜만 잡코리아 상무는 24일 서울경제와 만나 “기존의 채용사업은 구인기업이 채용공고를 내면 구인자가 이를 탐색하고 지원을 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이때 기업은 공고를 올린 뒤 지원자를 계속 기다려야 하고, 구직자는 본인이 원하는 공고를 찾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면서 “ 이러한 시간과 노력을 기존 잡코리아의 업력과 데이터, 노하우에 생성형 AI 등의 최신 기술과 추천·매칭 로직 등을 접목해 극단적으로 단축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채용의 복잡다단한 프로세스를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것을 지향점으로 삼았다. 이 상무는 “기업 입장에서는 앞단에서는 공고를 작성하고, 뒷단에는 지원자 서류 검토, 면접 일정 조율, 면접 진행, 처우 협의, 계약서 작성 등 단계별로 프로세스가 매우 길고 복잡하다”면서 “구직자 입장에서도 본인이 선호하는 조건의 공고를 탐색하고, 이력서를 작성하고, 면접이나 처우협의까지 해야 하는 복잡한 단계들이 존재한다. 이처럼 복잡한 절차를 원스톱으로 서비스하는 것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최신기술을 활용하여 각 단계들을 쉽고 빠르게 제공하는 것이 과제”라고 힘주어 말했다.
잡코리아 외에도 많은 채용 포털들은 HR테크를 표방하고 있다. 각자 처한 위치가 다르듯이 정의 역시 제각각이다. 잡코리아가 생각하는 HR테크의 의미를 묻자 이 상무는 “생성형 AI를 통한 다양한 컨텐츠 및 서비스 제공, 사용자의 검색의도를 파악하고 최적화된 결과를 제공하는 시맨틱검색, 구인기업의 예산과 니즈에 맞게 최적화된 퍼포먼스 광고, 자체 빅데이터와 AI기술을 활용한 서비스 개인화 등이 새로운 정체성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인재 영입에도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그는 “최근 들어 네이버, 카카오, 배민, NHN 등 국내 빅테크 기업 출신의 우수 인재들이 많이 입사했다"고 소개했다.
커리어 설계 돕는 ‘커리어첵첵’ 도입…알바몬, 소상공인 대상 ‘보스몬’ 선봬
잡코리아는 이미 구직자 이력서 상의 문맥과 구인기업이 올린 공고에 기재된 직무나 스킬 정보를 정교하게 추출·매칭하는 기술을 도입했다. 개인별 프로파일링을 정교화하면서 맞춤형 서비스를 추천하고, 구직자가 검색한 의도에 맞는 정확한 공고를 제안한다. 단순히 구직자의 공고 조회 이력이나 행동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매칭을 했던 과거에 비해 한걸음 더 진화한 것이다.
대표적으로 잡코리아만의 특화된 매칭 솔루션을 도입, 기업·인재 추천 및 매칭 정확도와 속도를 높인 '원픽(One Pick)’ 서비스를 출시했다. 원픽 서비스는 공고 등록과 헤드헌팅을 결합한 형태의 서비스다. AI를 활용해 공고 내용과 기업, 구직자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뒤 합격 가능성이 높은 인재와 기업을 매칭해 준다. 기업마다 전담 매니저가 배정된다는 점도 특징이다.
최근에는 자사 데이터 기반 AI 가이드를 제공하며 커리어 설계를 돕는 ‘커리어첵첵’ 서비스도 출시했다. 개인의 커리어 목표 달성에 도움을 주기 위한 서비스다. 구직자들은 본인이 관심 있는 분야의 커리어를 갖고 있는 현직자와 동종업계 선배들로부터 조언을 얻을 수 있고, 450만 잡코리아 이력서를 기반해 만든 AI가이드를 통해 갖춰야 할 기본 스펙과 역량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다. AI 가이드는 개별 직무와 연차에 따라 이력서에 자주 등장하는 스킬, 역량 등을 다룬 순위표와 함께 '연차별 평균 연봉'과 '1억 연봉 달성 비중' 등도 알려준다.
잡코리아 패밀리 브랜드인 알바몬도 직관적이고 편리한 사용자환경(UI·UX)과 AI분석 기반의 인재 추천과 매칭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소상공인 대상 신규 서비스 ‘알바몬 제트’와 ‘보스몬’을 연이어 출시해 호응을 얻고 있다. 알바몬 제트는 알바 매칭의 속도와 정확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지역 기반 채용 확률이 높은 인재를 실시간 추천 받을 수 있고, 공고 노출과 동시에 AI가 분석한 추천 인재 리스트가 제공된다. 소상공인 입장에선 공고 조건에 부합하는 인재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다.
보스몬은 스케줄 관리부터 급여 정산, 업무 요청 등 전반적인 인력관리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지원한다. 구직자 또한 크루로 참여해 알바몬 제트와 보스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상호 편의성을 더했다.
채용관리 솔루션 나인하이어 인수…기업 대상 비즈니스 강화
HR테크로 거듭나기 위해 과감한 M&A에 뛰어든 것도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잡코리아는 최근 채용 관리 솔루션(ATS) 기업 나인하이어를 인수했다. △기업 고객 대상 서비스 강화 △HR 테크 플랫폼으로의 경쟁력 강화 △젊고 혁신적인 스타트업과 시너지 강화 등을 고려한 결단으로 해석된다.
나인하이어는 채용 공고 게시부터 합격 통보에 이르는 채용 전 과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도록 돕는 솔루션이다.
기업 채용 관리에 필요한 △채용 사이트 제작 △채용 공고 및 지원서 취합 △지원자 통합 관리 △지원자 다면 평가 △채용 데이터 분석 등을 서비스한다. 구인 기업은 반복되는 업무 과정을 단축하고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채용 과정에서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이력서 심사 과정은 잡코리아의 매칭 기술과 결합해 최적의 지원자를 더욱 손쉽게 선별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잡코리아 관계자는 “앞으로 나인하이어와 긴밀하게 협업해 채용부터 온보딩까지 HR 업무 전반에 걸친 기능을 확장해 기존 HR 솔루션들과는 차별화되는 종합 HR 솔루션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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