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과 결합한 새로운 촉매가 개발됐다. 합성 화학이나 산업 분야 등 다양한 방향으로 응용될 것으로 보인다.
유니스트(UNIST·울산과학기술원) 화학과 조재흥 교수팀은 용액을 만드는 물질인 용매를 조절해 강하게 결합된 탄소-수소를 분해할 수 있는 구리-알킬퍼옥소 복합체를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강한 탄소-수소 결합이 이뤄지는 이유는 안정화되기 어려운 비극성(극성을 가지지 않은, 전기적으로 편향되지 않은) 용매가 가진 물리화학적 특성 때문이라는 것 또한 확인했다.
연구팀은 제작된 복합체를 기체와 액체의 성질을 동시에 가진 유체인 초임계 이산화탄소와 반응시켰다. 그동안 보고된 금속-알킬퍼옥소 중 가장 반응성이 높았다.
조재흥 교수는 “열분해와 촉매 반응 후에 생긴 생성물을 분석하는 동시에 이론적인 계산을 통해 산화 반응 원리를 분석했다”며 “구리-알킬퍼옥소를 촉매로 새로운 산화 반응의 원리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메탄과 에탄과 같은 비활성 알칸은 천연가스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물질이다. 비활성 알칸을 산화하는 것은 다양한 산업 공정에 활용될 수 있다. 하지만 매우 안정한 물질이기 때문에 산화하는데 상당한 에너지가 소모된다.
연구팀은 염기와 큐밀 하이드로퍼옥소를 구리 착물에 첨가해 구리-알킬퍼옥소 복합체를 만들었다. 복합체는 실험을 통해 저온에서는 안정하며, 고온에서 용매에 따라 열분해를 위한 물질이 달라지는 성질을 보였다. 연구팀은 복합체의 성질을 이용해 다양한 용매를 이용한 산화반응을 확인했다. 특히, 기존 금속-알킬퍼옥소 종에서는 분해할 수 없는 강한 탄소-수소 결합을 분해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 실험은 가장 강한 탄소-수소 결합을 가진 ‘비활성 알칸’을 분해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했다. 또한 촉매 반응을 분석하고 이론적인 계산을 통해 구리-알킬퍼옥소와 유기물이 활성화되는 원리를 밝혔다.
제 1저자 이유리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구리-알킬퍼옥소 종의 용매를 통한 반응성 조절을 보고한 첫 연구다”고 의의를 전했다.
조재흥 교수는 “용매를 조절해 강한 탄소-수소 결합의 분해를 확인함으로 구리-알킬퍼옥소 종의 높은 산화 능력을 증명했고 이는 학술적 의미가 크다”며 “이번 연구는 합성 화학뿐 아니라 환경 및 산업 분야에서도 중요한 금속 촉매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는 조재흥 교수가 교신저자로, 이유리 연구원이 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화학촉매분야 저명 국제학술지인 ‘미국화학회지 촉매(ACS Catal., ACS Catalysis)’에 2월 20일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연구 수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단계도약형 탄소 중립 기술 개발사업, DACU 원천기술개발(R&D), 국가 신약 개발사업 지원으로 이뤄졌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