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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평일휴업으로 바뀌니…전통시장 매출 35% 동반상승

작년 규제푼 대구 고객만족 88%

인근 식당 등으로 낙수효과 커

"과잉규제는 中이커머스만 키워"

서울 서초구에 있는 한 대형마트를 찾은 소비자들이 장을 보고 있다. 오승현 기자




대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신 모 씨는 쿠팡 등 온라인플랫폼을 통해 생필품을 구매하는 ‘엄지족’이었다. 평일에 장을 볼 시간이 없는 데다 격주로 쉬는 마트 영업일에 일정을 맞추기 어려워 온라인쇼핑몰을 이용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대구시가 지난해 2월 마트의 공휴일 의무휴업을 폐지하면서 온·오프라인쇼핑몰을 병용하게 됐다. 그는 “기존에 사용하던 소모품은 온라인을 활용하고 크기와 재질 등을 확인해야 하는 신상품은 주말에 마트에 들러 구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을 규정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추진 중인 가운데 앞서 이를 변경한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소비자 편익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는 지난해 2월 전국 광역시 가운데 처음으로 대형마트의 공휴일 의무휴업을 폐지했다.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이 평일로 바뀌었지만 우려했던 재래시장 위축 현상은 보이지 않았다.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대형마트의 공휴일 의무휴업이 폐지된 지역에서 대형마트와 재래시장의 매출이 함께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음식점 등 소매업 매출은 18%, 전통시장 매출은 35% 늘었다. 이들 지역에서의 소비자 만족도는 88%에 달했다. 동반 매출 증가는 대형마트 내방객들이 인근 식당이나 전통시장을 찾아 소비하는 낙수 효과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결과는 단순 기저 효과 때문만은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 대구시 관계자는 “의무휴업일을 일요일로 유지하고 있는 부산·경북·경남 등의 지자체보다 소매 업종 매출 증가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부연했다.



일부 지역에서 이 같은 소비자 편익 효과가 발생하고 있지만 수도권의 규제 완화 움직임은 여전히 더딘 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대형마트가 출점한 176개 지자체 중 공휴일 2회 휴무를 실시하는 곳은 116곳으로 65%가량이다. 이어 평일 2회 휴무(46곳·26%), 공휴일 1회 및 평일 1회 휴무(13곳·7%), 미시행(3곳·2%) 등의 순이었다.

정부는 법 개정이 이뤄지기 전까지 지자체에서 자율적으로 관련 규정을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마트의 공휴일 의무휴업은 전형적인 ‘과잉 규제’라는 이유에서다. 또 이 같은 규제가 전통시장의 매출 개선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e커머스의 확장으로 연결돼 입법 취지에도 어긋난다고 보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주요 유통 업체 가운데 대형마트의 매출 비중은 2014년 27.8%에서 지난해 12.7%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온라인 유통 업체는 28.84%에서 50.5%로 치솟았다. 특히 중국 업체들이 저가 공세로 국내 시장을 잠식해 들어오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의 지난해 12월 월간 국내 사용자 수는 약 713만 명으로 2022년 12월(331만 명)과 비교해 115.4% 폭증했다. 정부 관계자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을 계속 추진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공동기획:산업통상자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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