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디자이너의 제품을 한국 회사가 직접 선보인 것은 우리 회사가 처음입니다. 고가 수입 브랜드에 밀리지 않는 디자인과 제품 퀄리티를 합리적인 가격에 계속 출시할 계획입니다.”
정필영(사진) 아키키친 대표는 26일 서울경제와 만나 “그동안 키친 가구 분야는 종합 가구 업체들이 선보이는 중저가 라인이나 이탈리아 등 초고가 수입 브랜드 제품 말고는 별다른 선택지가 소비자들에게 없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아키키친은 핀란드어로 일상을 의미하는 단어인 ‘아키’와 주방을 뜻하는 ‘키친’을 결합한 단어다. 행복지수 세계 1위 국가인 핀란드의 비결을 ‘일상’에서 찾고, 다시 일상에서 아키키친의 독보적인 디자인을 통해 특별한 공간에 대한 경험을 선사하겠다는 포부를 브랜드 안에 담았다.
먼저 정 대표는 “논현동 가구거리가 옛날 같지 않다고 말하지만 유에스엠, 카시나, 놀, 미노띠, 불탑 등 글로벌 하이엔드 브랜드는 모두 살아남았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 말대로 현재 가구 업계는 장기 침체에 빠진 상황이지만 하이엔드 제품의 인기는 좀처럼 시들지 않고 있다.
아키키친은 전세계 100대 디자이너로 꼽히는 유명 인사들과 합작한 제품을 최근 선보이며 하이엔드 시장에 뛰어 들었다. 덴마크, 영국 등을 기반으로 하는 디자이너 5명이 각각 책임지고 만든 주방 가구 5종을 출시한 것. 5가지 라인은 주방을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공간’으로 보이는 디자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탈리아와 스위스 브랜드 등이 주름잡고 있던 국내 하이엔드 키친 분야에서는 보기 드물게 토종 업체로서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그는 “하이엔드 가구의 차별화 지점은 사실상 디자인 밖에 없다”며 “우리의 철학과 맞는 디자이너들을 발굴하기 위해 해외 출장을 수십 번 다녀오고 디자이너들을 섭외하는데만 1년이 넘는 기간이 걸렸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다행히 한국 시장에 호의적인 디자이너들이 적지 않아 신생 기업임에도 유명 디자이너들과 최종 계약까지 체결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아키키친은 이처럼 독보적인 디자인 역량 외에 주방 본연의 기능성도 잡을 수 있도록 ‘프리미엄 퀄리티 컨트롤’을 구현하는데도 각별한 공을 들였다. 정 대표는 “수입 명품 주방과 똑같은 하드웨어와 마감재를 사용해 국내 공정으로 100% 제작했다”며 “해외 브랜드는 고객 요청시 재수정을 하는데 1년 가까운 시간이 걸리지만, 우리는 고객 취향과 가치관을 수용해 프론트와 속장 등에 대한 커스터마이징을 신속하게 마무리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디자이너 출신인 정 대표는 인테리어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다. 20년 가까운 기간 동안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와 의류, 햄버거 프랜차이즈 등의 인테리어 시공을 도맡았다. 앞으로는 ‘디자인 키친’ 분야를 개척하는데 매진할 계획이다. 정 대표에 따르면 디자인 키친은 단순 취사 공간이 아닌 일상을 풍요롭게 하는 특별한 공간을 뜻한다. 그는 “인테리어 분야에서 오래 일하다 보니 제가 선보인 가구 덕분에 가족 구성원들이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겼다"면서 “디자인 키친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국내 주방 디자인을 해외에 수출하는 첫 브랜드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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