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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국이 'AI 린치핀' 되려면

윤지영 IT부 기자





“전 세계적인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이 한창인 상황에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방한한다는 건 한국이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그만큼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저커버그 CEO가 10년 만에 방한한다는 서울경제신문 단독 보도를 접한 정보기술(IT) 업계의 한 임원이 내린 평가다. 생성형 AI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글로벌 빅테크의 수장이 잇따라 ‘한국행’을 선택한 배경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저커버그 CEO는 한국에 있는 짧은 기간 동안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기업인들을 만나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에 이어 저커버그 CEO가 방한하는 배경은 다양하겠지만 글로벌 AI 산업 지형에서 우리 기업들이 가진 경쟁력이 빅테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우리나라가 글로벌 AI 시장에서 ‘린치핀(linchpin·핵심축)’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글로벌 빅테크들은 생성형 AI 학습과 서비스에 필요한 AI반도체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AI칩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개발·생산 방안도 모색 중이다. 칩 생산(파운드리)과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메모리반도체를 패키징까지 할 수 있는 기업은 삼성전자 등 전 세계에서도 몇 되지 않는다.

최근 화두로 급부상한 ‘안전한 AI 사용’과 이를 위한 AI 관리 방안을 선제적으로 마련할 정도로 AI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도 글로벌 빅테크들이 한국 시장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로 거론된다. 현재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은 AI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우리나라가 신뢰할 수 있는 AI 시장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이번 만남을 계기로 글로벌 빅테크들이 한국 시장에 투자하거나 국내 기업과 협업을 늘릴 수 있는 정부 차원의 다양한 지원 방안도 검토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국내 기업들과 활발하게 협업하고 AI 데이터센터 설립 등 대규모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정부와 정치권의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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