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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전기차 시장 철수 선언에…‘수혜자’ 테슬라는 안도 웃음

전기차 시장 둔화 속 강력 경쟁자 애플 철수

테슬라 등 기존 전기차 업체는 안도 반응

“빅테크가 자동차 혁신 너무 쉽게 본다” 분석도

애플. 로이터연합뉴스




애플의 전기차 시장 자진 철수와 관련해 테슬라 등 기존 전기차 업체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최근 전기차 시장이 급냉각되는 분위기 속에서 기존 업체들은 610억 달러(약 81조 원)의 현금을 보유한 빅테크(거대기술기업)가 시장에서 사라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7일(현지시간) “애플의 전기차 계획을 갑자기 중단한 것은 자동차 시장에 암울한 신호일 수 있지만 기존 자동차 업체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의 마이크 램지 애널리스트를 설명을 인용해 “그들(자동차 제조 업체)은 아마도 안도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기존 업체들이 이번 사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는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올해 전기차 판매량 증가가 전년 대비 9%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3년간 연평균 65%씩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성장 속도가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앞서 미국 최대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차량 가격을 내리면서 수요 감소를 예고했다.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자동차 등 기존 완성차 기업들도 투자를 연기하고 생산계획을 철회하는 등 시장의 분위기는 기대보다 못하다. 리비안, 루시드 등 전기차 스타트업들도 매출 부진과 함께 자금난을 겪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런 상황에서 막대한 경쟁 부담을 감내해야 했던 기존 업체들로서는 애플이 경쟁자에서 빠지는 것은 나름 반길 만한 상황인 셈이다.

이와 함께 빅테크들이 자동차 산업의 혁신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컨설팅업체 글로벌데이터의 자동차 연구담당 부사장 제프 슈스터는 “기술 업계가 자동차 부문을 혁신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과소평가하는 또 다른 예”라면서 “10번 중 9번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예상보다 조금 더 어렵고 확실히 더 역동적이고 복잡하다는 것을 알게된다”고 말했다.

기존 완성차 업체들이 좋은 인재들을 영입할 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홀든 리처드슨의 설립자 브래드 홀든은 “자동차 업체들은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시장에 훌륭한 인재가 많을 것이기 때문에 채용이 잘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이번 사안의 최대 수혜자를 테슬라로 꼽는 시각도 있다. 램지 애널리스트는 “테슬라가 최첨단 차량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큰 이점이며 애플의 전기차도 같은 인식을 가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담배와 함께 경례하는 이모티콘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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