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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여기로 온 줄도 몰라”…“김두관, 그동안 한 게 뭐 있노”

[4·10 총선 격전지를 가다]<2> 경남 양산을

낙동강 벨트 놓고 ‘경남지사 출신’ 거물급 맞대결

보수 지지세 높은 與, 인물론 응수 나선 野 기싸움

“野 발목잡기 도 넘어… 국정운영 안정 힘 실어야”

“與 갑자기 지역구 바꿔 배치…이곳 사정 알겠나”

“관심 없어…진짜 일할 사람 필요” 싸늘한 반응도

총선을 42일 앞둔 28일 경남 양산시 삼호동 거리에 여야의 정책을 알리는 현수막들이 내걸려 있다. 양산=이호재 기자




총선을 42일 앞둔 28일 경남 양산시 삼호동 거리에 여야의 정책을 알리는 현수막들이 내걸려 있다. 양산=이호재 기자


서부산과 동부 경남 줄기를 잇는 ‘낙동강 벨트’는 이번 총선의 최대 격전지로 평가받는다. 국민의힘은 중진 의원들의 지역구까지 재배치할 만큼 낙동강 벨트 탈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에 맞서 더불어민주당은 일찌감치 현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낙동강 벨트 사수팀을 꾸렸다. 낙동강 벨트의 최전선인 경남 양산을에서는 이곳 현역인 김두관 민주당 의원과 당의 요청을 받아 지역구를 옮겨온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 간의 ‘경남지사’ 출신 맞대결이 성사됐다. 2006년 경남지사 선거 이후 18년 만의 리턴매치다. 총선을 40여 일 앞둔 28일 찾은 양산에서는 거물급 빅매치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양당 후보를 동시에 싸잡아 비판하는 싸늘한 시선이 뒤섞여 있었다.

양산 시민들은 대체로 지지하는 정당으로 국민의힘을 첫손에 꼽았다. 서창동 시내에서 만난 장경동(62) 씨는 “우리는 골수라서 민주당 사람은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 게 정답”이라며 “국민의힘에서는 누가 나오더라도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곳에서 재선을 노리는 김두관 의원을 향해 “지난 4년간 양산에서 한 게 뭐가 있노”라고 되물었다. 양산에서 나고 자랐다는 양원주(80) 씨는 “민주당이 워낙 정부의 발목 잡기만 해온 터라 이번에는 국민의힘이 돼서 나라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양산을은 앞선 두 번의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모두 당선될 만큼 낙동강 벨트 내 보수 험지로 꼽히는 곳이지만 점차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2022년 대선 당시 양산을에서 국민의힘(52.3%)은 민주당(42.5%)보다 10%포인트나 더 많은 표를 가져갔다.



총선을 42일 앞둔 28일 한 시민이 김두관 의원의 선대본부 앞을 지나고 있다. 양산=이호재 기자


당은 썩 마음에 들지 않지만 인물만 보고 김두관 의원의 재선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여론도 있었다. 50대 여성 윤 모 씨는 “민주당이 억수로 미워서 아무 것도 해주지 않고 싶다”면서도 “그래도 김두관 의원이 열심히 하는 것 같다”며 ‘인물론’에 한 표를 던졌다. 양산시청 부근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주은미(36) 씨 역시 “아무래도 김두관 의원이 지난 4년간 지역구를 맡아왔으니까 지역 내에서도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고 전했다. 당 지도부의 전략적 선택으로 지역구를 옮겨온 것에 대한 부정적 시선도 적지 않았다. 50대 택시 기사 김모 씨는 “솔직히 사무실 현수막도 안 걸려 있어서 김태호 의원이 여기로 지역구를 옮긴지도 몰랐다”며 “지역구를 갑자기 바꾸면 아무래도 이곳 사정을 잘 모를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거물급 양당 후보들을 싸잡아 비판하는 쓴소리도 나왔다. 건강원을 운영하는 60대 남성 이 모 씨는 “야욕에 눈이 멀어 여기저기 옮겨 다니는 정치인들보다는 이곳에서 진득하니 진짜로 오래 일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두관 의원은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경남을 대표하는 정치인끼리 ‘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를 놓고 정책 경쟁을 펼쳐보겠다”면서도 “이번 총선은 국정 운영 3년차에 접어든 윤석열 정부에 대한 평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맞서 김태호 의원은 “거대 야당의 횡포로 대한민국이 미래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며 “반드시 총선 승리로 낙동강 벨트를 탈환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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