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선보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두고 세제 혜택 등 핵심 인센티브는 빠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투자자 예탁금이 두 달 만에 56조 원을 돌파했다. 정책 수혜주를 찾기가 어려워지자 증시 주변 자금만 빠르게 증가하는 분위기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7일 투자자 예탁금은 56조 115억 원을 기록해 1월 3일(56조 9545억 원) 이후 가장 많은 수준에 도달했다.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하기 직전인 23일(53조 4207억 원)과 비교하면 2거래일 만에 3조 5338억 원이 늘었다. 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맡기거나 주식을 팔고 쌓아둔 돈이다. 예탁금뿐 아니라 또 다른 증시 주변 자금인 신용거래 융자 잔액도 23일 18조 4339억 원에서 27일 18조 5989억 원으로 1650억 원 더 증가했다. 빚을 내 주식을 사는 신용거래 융자의 현 액수는 지난해 10월 17일(18조 6079억 원) 이후 최대치이기도 하다.
업계에서는 26일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이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개인 투자 자금이 증시 주변에 쌓이고 있는 현상으로 풀이했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개인들은 이달 중순 이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기업보다는 높은 종목에 신용 잔액을 쌓고 있다”며 “밸류업 프로그램이 개인의 투자 성향을 바꾸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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