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가 지난해 탁월한 비용 절감과 리스크 관리 능력으로 수익성을 유지했다. 여신전문금융회사채 장기물 중심으로 자금을 조달해 이자비용 확대를 최소화한 덕분이다. 지난해 고금리 탓에 카드사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난 상황에서 거둔 성과라 더욱 눈길을 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삼성카드의 이자비용은 4860억 원으로 전년보다 12.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신한·KB국민·우리카드 등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들의 지난해 평균 이자비용이 6778억 원으로 전년 대비 37% 이상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증가율이 3분의 1에 불과하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선제적 자금 조달과 만기 분산을 통해 비용을 효과적으로 관리했다”며 “수익이 적거나 없는 자산을 축소해 포트폴리오를 개선한 것도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카드사 실적 악화의 주범으로 꼽혔던 대손 비용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삼성카드의 대손 비용은 1582억 원으로 직전 분기(1901억 원)보다 319억 원 줄었다. 신한카드 역시 대손 비용을 8%가량 줄였지만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는 30% 안팎으로 늘어났다. 삼성카드의 연체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15%로 가장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이같이 자본조달 비용을 줄이고 대출 채권 부실을 줄인 덕분에 실적도 선방했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81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2022년에 이어 업계 1위에 올랐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389억 원 줄어든 6094억 원으로 신한카드(6206억 원)보다는 적지만 절반 가까이 줄어든 주요 카드사들에 비해서는 양호한 편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내실 기반 효율 경영을 통한 장기물 중심의 자금 조달과 안정적인 대손 비용 관리로 이익과 리스크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며 “지난해 양적인 성장보다는 수익성 확보 등 질적 개선에 집중한 결과”라고 말했다.
/박성호 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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