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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인력 AI로 돌린 애플…삼성 “두번 실수는 없어”[biz-플러스]

삼성, 반도체 이어 스마트폰서도 AI 경쟁 격화

애플 “AI 새 지평”…‘관망→전력투구’ 기조 변화

전기차 인력 AI 재배치…삼성은 AI폰 선점 노력

AI용 메모리 경쟁 위기 “반도체 위기 되풀이 안돼”

AI 연구소 신설·AI 반도체 생산 수주 추격 고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반도체 사업에 이어 또 다른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에서도 거센 도전에 직면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기업으로서 패권을 잡아왔지만 생성형 AI 발전이 야기한 지각변동에 조금씩 경쟁사에 영향력을 내주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만큼은 AI향 스마트폰을 선점하는 등 AI발 트렌드를 주도하기 위해 분투 중이지만 최대 경쟁자 애플이 최근 본격적으로 AI에 도전장을 내 반도체와 스마트폰 모두에서 쉽지 않은 도전이 예상된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8일(현지시각) 열린 자사 연례 주주총회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며 생성형 AI 기술에 전력투구할 것을 예고했다. 타 빅테크에 비해 상황을 관망해 왔다는 평가를 받은 애플이 이번 선언을 전후로 AI를 바라보는 기조가 확실히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 회사가 10년간 이어온 전기자동차 사업을 최근 포기한 것도 확실한 대세로 굳혀진 생성형 AI 관련 기술력에 공력을 쏟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 정보기술(IT) 매체들은 전기차 프로젝트의 일부 직원들이 생성형 AI 기술 개발을 위한 업무로 재배치됐다고 전했다.

애플은 최근 약 10년간 준비해 온 전기차 사업을 포기하고 관련 인력 일부를 AI 관련 사업에 재배치했다.


삼성전자는 애플 등 경쟁사들에 앞서 AI향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기존에 챗GPT와 같이 클라우드 서버 기반의 AI 서비스가 주였다면 디바이스단에서 AI가 작동하는 온디바이스AI로 흐름이 넘어가는 새로운 트렌드 속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함이다. 더불어 고급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차 약화되고 있는 영향력을 높이려는 포석이기도 하다.

회사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벌어지는 AI발 변화에 서둘러 적응하려 하는 데는 반도체 사업에서 벌어진 위기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교훈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메모리 반도체의 자타공인 1위 기업 삼성전자는 최근 들어 AI 연산에 특화한 메모리로 각광받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에서 경쟁사 SK하이닉스에 뒤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초 삼성전자가 처음부터 이 기술에서 경쟁사에 밀린 것은 아니었다. HBM 기술 발전 초기에만 해도 삼성전자가 기술 주도권을 잡고 있었지만 이들이 파운드리(반도체위탁생산) 등에 투자를 분산하는 등 시선을 돌린 사이 경쟁자들이 치고 나갔다. SK하이닉스 등이 AI 시대에 폭증할 HBM 기술의 영향력을 알아채면서 주도권이 넘어간 것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12단으로 쌓아올린 5세대 HBM(HBM3E)을 개발했다며 맞불을 놓았지만 경쟁사들의 응전이 만만치 않다. 마이크론은 최근 8단 HBM3E를 세계 최초로 양산한다고 선언했다. HBM계의 ‘큰손’ 엔비디아와의 품질 인증 작업을 마치는 대로 이들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H200’에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론이 자신있게 밝힌 엔비디아와 거래 소식은 삼성전자에게는 아픈손가락이기도 하다. 삼성전자 역시 현재 양산 중인 HBM3를 엔비디아에 공급하려 하지만 품질 인증 문제로 납품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엔비디아의 최고성능 GPU H100에 들어가는 HBM3는 SK하이닉스가 전량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다시 주도권을 찾기 위해 메모리반도체 외에도 파운드리(반도체위탁생산), AI 전용 반도체 연구 등에도 힘을 실고 있다. AI 기술을 차용하는 기업들이 효율적인 서비스 운용을 위해 조금씩 자체 AI용 반도체 개발에 나서면서 이를 생산해 줄 파운드리 수요가 폭증할 수 있다는 전망 아래 삼성전자도 이에 대비하고 있다. 지난해 회사는 거대언어모델(LLM)의 빠른 연산처리에 특화된 기술로 업계 주목을 받고 있는 AI 반도체 기업 그록(Groq)의 반도체를 4나노 미세공정에서 생산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올해 들어서는 일본의 AI 반도체 스타트업 프리퍼드네트웍스(PFN)를 2나노 미세공정 고객사로 확보했다. 위탁생산에 힘을 주는 것과 별개로 최근 AI 칩 설계 역량을 고도화하기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AGI컴퓨팅랩을 신설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와 스마트폰 사업은 매출 비중으로나 첨단 기술을 다룬다는 상징성으로나 삼성전자 최대 사업”이라며 “직원들 사이에서 전례 없는 위기의 목소리가 나올 만큼 최근 AI가 열어 젖힌 경쟁 국면이 삼성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지 않은 것은 맞지만 반도체 사업에서도 전열을 다듬고 있고 스마트폰에서는 AI로 먼저 치고 나간 만큼 승산은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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