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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에 요동친 코스피…3월 '2700선' 돌파 주목 [다음주 증시전망]

밸류업 실망감에 하락 후 보합세

中양회·美슈퍼화요일 다음주 증시 변수

증권가 3월 코스피 2700 돌파 전망

외국인 순매수 지속·주총 시즌 영향

2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스크린에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 종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9.93포인트(0.37%) 내린 2642.36으로 거래를 마쳤고 코스닥 지수 역시 0.43포인트(0.05%) 내린 862.96으로 장을 마감했다. 연합뉴스




이번 주 국내 증시는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를 해결하기 위해 제시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라 하락과 반등을 거듭했다. 구체적인 내용이 담기지 않은 밑그림이 발표되자 주 초반 하락세를 탔지만 정부가 강제성 있는 정책을 추가 제시할 가능성이 언급되자 반짝 상승에 성공했다.

전문가들은 3월에도 밸류업에 대한 기대가 계속되는 가운데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주주환원 소식이 이어지며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코스피지수가 2700선을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코스피지수는 2642.36에 마감해 전 주인 23일(2667.70) 대비 25.34포인트(0.95%)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868.57에서 5.61포인트(0.65%) 하락한 862.96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 26~29일 외국인이 7972억 원, 개인이 1506억 원을 각각 매수한 반면 기관은 8725억 원을 팔아치웠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과 개인이 2036억 원, 2598억 원씩을 사들였지만 기관은 3748억 원을 매도하며 차익을 실현했다.

정지헌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상무가 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한국 증시 도약을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1차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주 증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였다. 26일 세미나를 통해 발표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내용에 기업들이 주주 환원을 확대할 인센티브나 강제적 조항이 담기지 않자 그에 대한 실망감으로 증시가 하락세를 탔다. 특히 기관을 중심으로 차익 실현 목적의 매물이 쏟아진 것은 증시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27일에는 미국 마이크론이 24GB 8단 고대역폭 메모리 ‘HBM3E’의 대량 생산을 시작한다고 발표하자 반도체 분야의 경쟁 심화가 우려되며 증시의 하락폭이 확대됐다. SK하이닉스(000660)는 다음 달부터 HBM3E 출하를 시작할 예정이다.

하지만 28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일정 기준에 미달하는 상장 기업의 퇴출이 적극적으로 일어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발언한 뒤 밸류업의 수혜가 예상되는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에 대한 순매수세가 재유입됐다.

연휴를 하루 앞둔 29일에는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2년 3개월 만에 6만 달러를 넘어서자 관련 종목 주가가 일제히 상승했다. 코스닥시장에서 우리기술투자(041190)가 전 거래일 대비 11.51% 오른 988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장중 한때 1만 51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도 썼다. 한화투자증권(003530)은 코스피시장에서 3.49% 올라 4450원에 종가를 형성했다. 우리기술투자와 한화투자증권은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 스크린 앞에서 직원이 비트코인 시세를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외국인은 지난 한 주 동안 코스피시장에서 삼성전자(005930)(2063억 원)를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현대차(005380), SK하이닉스, 기아(000270), 에코프로머티(450080) 등이 뒤를 이었다. 개인은 올해 코스피 1호 신규상장 기업인 에이피알(278470)을 2720억 원 규모로 가장 많이 사들였다. 이어 네이버(NAVER(035420)), SK하이닉스, LG화학(051910), 하이브(352820) 순이었다.

투자 전문가들은 다음 주에도 저PBR주에 대한 기대가 국내 증시의 보합을 주도하는 가운데 중국의 양회,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가장 큰 규모의 예비 선거가 열리는 ‘슈퍼 화요일’ 등이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4일 예정된 중국 양회에서 당국의 구체적인 경기부양책이 제시될 경우 부동산, 건설 경기에 대한 기대가 회복될 수 있을 전망이다. 5일 열리는 미국 슈퍼 화요일 경선에선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후보 간의 대결이 공식화될 예정이다. 선거까지 8개월 가량 시간이 남은 만큼 단기적인 영향은 미미하겠지만 정책에 대한 관심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전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공화당 경선(프라이머리)에서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에 승리한 뒤 여유있는 표정으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투자업계는 3월에도 국내 증시가 박스권을 유지하겠지만 연초 대비 지수는 상승할 것이라 전망했다. 특히 코스피지수가 2700선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코스피가 2700선을 넘은 것은 2022년 4월 22일(2704.71)이 마지막이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3월 코스피지수의 예상 구간은 △삼성증권 2500~2800 △유안타증권(003470) 2480~2870 △NH투자증권(005940) 2560~2820 △KB증권 2520~2760 등이다.

전문가들은 밸류업에 대한 기대가 이어지며 외국인의 순매수가 계속되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약 11조 원을 순매수 중이며 특히 2월의 순매수는 7조 9000억 원으로 월간 기준 사상 최대치”라며 “외국인의 매수세는 밸류업 프로그램 가능성이 언급된 지난달 초부터 집중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여전히 밸류업 프로그램을 한국 시장 재평가의 시발점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도 “밸류업에 대해 여전히 수급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배당 분리과세나 상법 개정, 이행 강제 규정 등은 아쉬운 측면이 있었지만 추후 정책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3월이 주주총회 시즌이라는 점에도 주목했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기적으로 3월은 주주총회가 집중된 시기로 주주환원에 대한 요구가 높아져 가치주의 주가를 부양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배당기준일 변경에 따라 차익매물이 나올 경우 이를 매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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