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일 ‘삼겹살데이’를 앞두고 유통업계가 일제히 할인전에 들어가는 한편 품질 관리 기준도 대폭 개선했다. ‘비계 삼겹살’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던 지난해를 교훈 삼아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해 칼을 간 모양새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SSG닷컴은 7일까지 이어지는 행사에서 ‘속 보이는 삼겹살 1㎏’을 주요 상품으로 선정하고 7000팩 물량을 내놨다. 지난해 7월부터 대표 협력사인 ‘도드람한돈’과 협의해 삼겹살을 한 줄로 편 뒤 일(一)자 형태로 담아냈다. 포장을 뜯지 않아도 소비자가 육안으로 지방 함유량과 품질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선별도 강화했다. 삼겹살 중심부를 기준으로 껍질이 있으면 1.5cm, 없으면 1cm이내의 겉지방 두께 기준을 적용했다. 이 밖에도 부위별 지방 포함량 등 구체적인 기준에 한 항목이라도 미달되면 판매하지 않는단 방침을 세웠다. 행사 기간 동안 무작위로 상품을 골라 포장을 뜯은 후 내용물을 확인하는 방식의 ‘개봉 검품’도 추가로 실시키로 했다.
대형마트도 품질 관리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롯데마트는 입고 단계에서부터 샘플 검사 횟수를 2배로 늘리고 자체 검품 기준을 상향했다. 이전보다 많은 지방을 제거하도록 작업 절차도 대폭 강화했다. 롯데마트 측은 “겨울철 돼지는 지방 함량이 높아 비계가 두텁게 형성되기에, 늘어난 물량으로 인한 품질 저하를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이미 지난해 2월에 품질 가이드라인을 도입했다. SSG닷컴과 마찬가지로 지방이 가장 두꺼운 부분을 기준으로 겉지방 두께를 재 삼겹살을 엄선하고 있다. 삼겹살 원료육에서 지방이 50% 이상 발생되는 경우는 폐기한다. 홈플러스 측은 “가이드라인 도입 직후인 지난해 3월 삼겹살 및 목심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오프라인은 94%, 온라인은 40% 증가했다”고 전했다.
정부도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28일 ‘과지방 삼겹살 원인 및 개선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대형마트 등과 협조해 모든 삼겹살 슬라이스가 보이게끔 펼쳐서 투명 용기에 포장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다음날 농림축산식품부는 “점검 과정에서 지방 함량이 많은 삼겹살 등을 유통한 업체에 대해서는 운영·시설자금 등 지원사업 대상 선정 시 패널티를 부여하기로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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