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온라인 쇼핑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가 신선식품을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알리가 초저가 공산품을 무기로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한 데 이어 신선식품으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국내 그로서리(식료품)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4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알리는 홈페이지 및 앱 내에서 국내 브랜드 상품을 선보이는 ‘K-venue(베뉴)’를 통해 최근 과일과 채소·수산물·육류 등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앞서 서울 근무 조건으로 신선식품 상품기획자(MD)를 채용한 데 이어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알리는 오픈마켓 형식으로 국내 중소 셀러들로부터 해당 제품을 납품받아 판매하고 있다. 판매 제품으로는 딸기·참외·사과 등 과일에서부터 토마토·버섯 및 샐러드용 채소, 꽃등심 등 육류, 굴·멍게·새조개 등 해산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지금은 입점 업체 수가 얼마 되지 않지만 향후 셀러가 늘면 다루는 품목은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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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가 신선식품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것은 한국 공략을 위해서는 시장 규모가 크고 반복 구매가 잦은 신선식품 시장을 놓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신선식품은 구매가 잦으므로 일정 규모의 고객 수를 확보하면 ‘록인’ 효과로 다른 품목 판매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낳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특히 알리는 올해를 ‘한국 현지화의 원년’으로 삼는다는 목표 아래 신선식품을 포함한 다양한 영역에서 한국 주재 인력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알리가 신선식품 판매를 시작하면서 국내 유통 업체들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졌다. 현재 그로서리 시장은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를 비롯한 오프라인 유통 강자들이 건재한 가운데 온라인에서는 시장을 개척한 컬리와 e커머스 최강자 쿠팡은 물론 대다수 유통 기업들이 공을 들이는 상황이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알리가 이렇게 빨리 신선식품 시장에 나설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당장은 이마트와 같은 오프라인 할인 마트나 쿠팡 등 e커머스 강자에 미치지 못하겠지만 향후 몸집을 키우면 어느 정도로 성장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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