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금융 지식 수준은 높지만 금융 관련 디지털 보안 의식은 낮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은 7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3년 경제개발협력기구(OECD)/INFE 금융이해력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INFE는 OECD 산하 경제·금융 교육에 관한 글로벌 협력기구다.
한국의 금융 이해력 점수는 67점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참여한 39개국 중 8위를 기록했으며, 평균 점수인 60점보다 7점이나 높았다. OECD 국가로 범위를 좁혀봐도 지식 수준이 높은 편이다. OECD 20개국 중 5위를 기록했다. 한국보다 높은 점수를 기록한 나라는 독일과 아일랜드, 룩셈부르크, 에스토니아였다.
세부 항목을 뜯어보면 금융 이해력 중에서도 금융지식(76점)과 금융행위(66점)이 OECD 평균보다 높은 편에 속했다. 금융지식은 인플레이션과 복리 개념, 분산투자 등의 개념을 아는지, 금융행위는 저축활동, 재무상황 점검, 가계예산 관리 등 실제 행위에 나서는지를 평가한다. 금융태도(56점)는 비교적 낮은 편이었다. 금융태도는 저축보다 소비를, 미래보다 현재를 선호할수록 높게 나타난다.
다만 한국의 디지털 금융이해력은 43점에 그쳐 전체 국가 평균(53점), OECD 20개국 평균(55점)보다 크게 낮았다. 디지털 금융행위와 금융태도에서 낮은 점수를 기록했는데, 이는 디지털 보안에 대한 의식이 낮다는 점을 의미한다. 한국인들은 웹사이트 이용 시 비밀번호를 정기적으로 바꾸지 않고, 온라인 결제 사이트 이용 시 공용 와이파이의 불안정성을 잘 인식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한은은 “향후 금융·경제교육 진행 시 디지털 보안 교육을 강화할 것”이라며 “높은 금융 지식 수준에 부합하는 건전한 금융관 형성 등 금융태도 교육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OECD/INFE 금융이해력 조사는 2~3년 주기로 실시되며 각국의 18~79세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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