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가 건설기계 본고장인 유럽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현지에서 선호도가 높은 소형 제품을 새롭게 출시하고 직영 판매에 나서며 북미와 함께 주력 수출 시장으로 키우고 있다. 지역 맞춤형 전략으로 수주를 이끌어 내 ‘2025년 글로벌 톱 5’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의 건설기계 부문 자회사 HD현대건설기계(267270)는 올 상반기 유럽 시장에 미니 굴착기 신모델 8종을 출시한다.
지난달 1.7톤·1.9톤·3.5톤·4톤·4.8톤급 등 5종을 선보였고 2분기 내 3종(2.5톤·3톤·5톤급)을 추가한다. 이를 통해 1톤~9톤급 12개 풀 라인업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HD현대건설기계 유럽 법인 관계자는 “성장하고 있는 유럽 소형 굴착기 부문에서 더욱 두드러진 입지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042670)도 직영 판매로 유럽 시장을 공략한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올 하반기 완공 목표로 1만 650㎡(약 3200평) 규모의 부지에 독일 법인 사업장을 짓고 있다. 이 사업장은 지상 3층의 사무동과 트레이닝센터, 서비스센터, 부품 창고 등을 갖출 예정이다.
특히 독일 법인은 HD현대인프라코어가 유럽에서 처음 도입하는 직영 판매점으로 운영된다. 통상 건설기계 제품 거래는 현지 딜러망을 통해 이뤄지지만 유럽 시장에서 빠른 성장과 인지도 상승을 위해 직판 방식을 도입했다. 현재도 임시 사무소를 통해 직영 판매에 나서고 있다.
HD현대의 건설기계 계열사들이 유럽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 배경으로는 중국의 침체와 이를 상쇄하기 위한 선진 시장 확대가 꼽힌다. 중국은 국내 건설기계 업계의 최대 수출 시장이었지만 부동산 경기 둔화 등으로 부진이 계속되며 판매량이 급감하는 추세다. 실제 HD현대인프라코어의 지역별 매출 비중을 보면 2020년 46% 달했던 중국 비중은 지난해 8%로 쪼그라들었다.
반면 같은 기간 북미와 유럽은 22%에서 42%로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실적 방어의 선봉장은 북미였다. 인프라 건설 수요가 크게 늘면서 판매량이 급증했다. HD현대건설기계의 지난해 북미 매출은 약 1조 원으로 글로벌 전체 매출의 4분의 1을 차지했다.
올해부터는 북미와 함께 건설기계의 본고장인 유럽 공략도 확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선진 시장에서 안정적인 입지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유럽 건설기계 시장은 굴착기와 휠로더 기준 연간 약 15만 대 규모로 독일과 영국이 전체 시장의 45%를 차지하고 있다. 이 중 독일이 약 25%에 달한다.
미니 굴착기는 도심·농가·전원주택 등 다양한 환경에서 활용도가 높아 갈수록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영국의 글로벌 건설기계 전문 조사 업체 오프하이웨이리서치에 따르면 미니 굴착기 수요는 2027년까지 지속적으로 성장해 18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HD현대 관계자는 “북미와 유럽 등 선진 시장 공략을 위해 전담 조직도 구축했다”며 “중국 등 지역별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