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묘’가 흥행몰이에 성공하면서 이 영화에 투자한 IBK기업은행도 적지 않은 수익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국내 은행 중에서는 유일하게 문화콘텐츠 전문 부서를 두고 투자를 진행해온 안목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10일 은행권과 영화 업계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영화 ‘파묘’ 제작에 10억 원가량을 직접 투자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오컬트(초자연적 현상) 장르 영화에 한 획을 긋고 있는 장재현 감독의 차기작인 데다 최민식·유해진·김고은 등 유명 배우가 다수 출연해 작품성과 흥행성 모두 높다고 판단했다”고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기업은행의 판단은 적중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 전산망에 따르면 ‘파묘’는 개봉 17일 차인 9일 누적 관객 수 750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 최고 흥행작인 ‘서울의 봄’보다 5일 빠른 속도로 1000만 관객 동원도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손익분기점(330만 명)을 훌쩍 넘긴 만큼 기업은행도 쏠쏠한 수익을 챙길 것으로 예상된다. 영화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기준 투자사의 수익률은 80~90%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이 영화 투자에서 대박을 터뜨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기업은행은 △명량 △국제시장 △암살 △베테랑 △부산행 △신과함께 1‧2 △극한직업 △기생충 △범죄도시 2 등 10편에 이르는 1000만 영화에 직간접 투자를 해 성공한 바 있다. 1600만 관객을 기록한 영화 ‘극한직업’에는 7억 9000만 원을 투자해 무려 377%의 수익률을 거뒀다.
투자 성공은 은행권 유일의 문화콘텐츠 전담 부서가 이끌었다. 기업은행은 2012년 금융권 최초로 문화콘텐츠사업팀을 신설했으며 이후 부서급 팀인 ‘혁신투자부 문화콘텐츠금융팀’으로 확대해 13년째 운영해오고 있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10년간 영화·드라마 등에 2706억 원을 투자했으며 전체 문화콘텐츠 대출·투자 실적은 7조 2223억 원에 달한다. 기업은행은 올해도 문화콘텐츠 투자에 400억 원을 공급할 계획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정책적 지원을 통해 고부가가치 산업인 문화콘텐츠 산업을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작품성이 우수한 영화에 투자해 국제영화제 초청·수상을 이끄는 등 영화 산업 발전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