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4·10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지역구 후보자 공천에 속도를 내자 대진표가 완성된 선거구도 주말 동안 19곳 늘었다. 서울 강동갑에서는 율사 출신 여성 국회의원인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과 진선미 민주당 의원이 겨루고 서울 용인갑에 우선 추천(전략공천)된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의 맞상대로는 이상식 전 부산경찰청장이 낙점됐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거대 양당이 전날부터 전략공천 지역구 및 경선 결과를 발표하면서 여야 후보 간 대진표가 전체 254개 지역구 중 195곳에서 확정됐다.
우선 국민의힘은 전날 17개 지역구 후보자를 추가로 발표했다. 윤희석 당 선임대변인을 경선에서 꺾은 전 의원은 강동갑에서 두 번 내리 당선된 진 의원과 한판 승부를 벌인다. 5선 조경태(부산 사하을) 의원과 친윤(친윤석열) 핵심으로 꼽히는 박성민(울산 중구) 의원도 경선에서 이겨 지역구 현역 강세 기조를 이어갔다. 조 의원은 민주당 영입 인재인 이재성 전 엔씨소프트 전무와 박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오상택 울산중구지역위원장과 맞붙는다.
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갑에서는 춘천 출신 김혜란 변호사가 비례대표인 노용호 의원을 경선에서 이겼다. 김 변호사가 이곳 현역인 허영 민주당 의원을 본선에서 꺾을 경우 해당 선거구 첫 여성 의원이 된다.
대선 예비 후보 시절부터 윤석열 대통령을 도왔던 김기흥 전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인천 연수을에서 지역구 재선에 도전하는 정일영 민주당 의원을 상대한다. 이와 함께 김삼화(서울 중랑갑) 전 의원, 현경병(서울 노원갑) 전 의원 등이 본선행을 확정했다.
지역구인 서울 강남병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됐던 유경준 의원은 선거구 재획정으로 신설된 경기 화성정에 전략공천돼 재선 도전의 기회를 얻었다. 민주당 탈당 이후 개혁신당에 입당한 이원욱 의원이 이곳에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국민의힘은 경기 화성병(최영근 전 화성시장), 부천병(하종대 전 채널A 앵커),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김유성 전 전남 대한탐정연합회 회장)도 전략공천했다.
민주당도 전날부터 이틀에 걸쳐 경기 용인갑·정과 의정부갑·을 등 전략 선거구 8곳의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이 전 청장은 당내 경선에서 비례대표 권인숙 의원과 이우일 전 지역위원장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경찰 출신인 이 전 청장과 검사 시절부터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 전 비서관 간 정면 승부가 관심을 모으게 됐다.
민주당에 복당한 이언주 전 의원은 경기 용인정에서 국민의힘 영입 인재로 발탁된 강철호 전 HD현대로보틱스 대표와 맞붙는다. 경기 의정부갑에서는 민주당의 1호 영입 인재 박지혜 변호사가 문희상 전 국회의장의 아들인 문석균 김대중재단 의정부지회장을 경선에서 이겼다. 박 변호사는 대통령실 정무1비서관을 지낸 전희경 전 의원과 맞붙는다.
친명(친이재명)계의 경선 우위도 두드러졌다. 경기 광명을에서는 총선 영입 인재인 김남희 변호사가 비명계로 분류되는 지역구 현역 양기대 의원을 이겼다.
충북 청주서원에서는 이광희 전 충북도의원이 친문계 이장섭 의원에게 승리했다. 경기 부평을에서는 영입 인재 박선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비례대표 이동주 의원을 꺾었다. 경기 부평을은 컷오프 후 민주당을 탈당한 ‘친문계 좌장’ 홍영표 의원의 지역구다.
한편 민주당 대구·경북 지역 여성 비례대표 후보로 임미애 경북도당위원장이, 남성 비례 후보로는 조원희 전국농어민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이 공천을 받았다.
양당은 주말 내내 상대 당의 공천 결과를 두고 ‘사천’ ‘폐기물 공천’이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인요한 전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김행 전 여가부 장관이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에 공천을 신청한 일을 두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하는 공천이 바로 사천이고 구정물 공천”이라고 비판했다. 호준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연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민주당의 공천은 시스템에 의한 혁신 공천’이라 포장하며 자화자찬을 쏟아낸들 ‘비명횡사’ 공천의 진실은 바뀌지 않는다”고 쏘아붙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