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030200)에 이어 SK텔레콤(017670)과 LG유플러스(032640)가 정부의 가계 통신비 부담 완화 정책에 발맞춰 최저 요금 구간을 3만 원대로 책정한 '5G 소량 구간 요금제(저가 5G 요금제)' 출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해당 요금제로 인한 매출 감소액이 수백억 원대로 예상되면서 속앓이를 하고 있다. 특히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앞서 관련 요금제를 내놓은 KT 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해야 하는 동시에 매출 감소도 최소화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큰 상황이다.
10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저가 5G 요금제 출시 시기가 계속해서 미뤄지고 있다. 정부는 이달 안에는 통신 3사가 모두 저가 5G 요금제를 내놓을 수 있도록 협의하겠다는 방침이지만 통신사들은 출시 시기를 장담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KT의 요금제를 참고하겠지만 아직 정확한 요금 수준과 상품 내용에 대해 확정하지 못했다"라면서 “여러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아 이달 안에 요금제를 내놓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고 말했다. 앞서 KT는 1월 월 3만 7000원에 4GB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신설하고, 30GB 미만 데이터 사용 소량 구간을 4·7·10·14·21GB 등 5개 구간으로 세분화했다.
통신사들의 새로운 요금제를 출시하기 위해선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신고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 데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SK텔레콤은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탓에 과기정통부에 요금제를 신고한 후 이용약관심의자문위원회의 검토 절차도 거쳐야 하는 만큼 시간은 더욱 촉박하다. 이용약관심의자문위원회 심사는 최대 15일이 걸린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중에 신규 요금제를 신고한 곳은 아직 없다"라면서 "사회적 편익이 큰 만큼 이달 내로 두 곳 모두 저가 5G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저가 5G 요금제 출시를 앞두고 고심을 거듭하는 것은 매출 감소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최근 KT가 저가 5G 요금제로 갈아탄 고객이 한 달 만에 약 22만 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KT는 저가 5G 요금제를 선보이면서 최저 요금 구간이 4만 원대 중후반에서 3만 원대 중후반으로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이를 고려하면 저가 5G 요금제로 갈아탄 고객들은 한 명당 1만 원가량의 통신비를 절약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KT는 최소 20억 원 이상의 매출 감소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향후 갈아타는 고객이 늘어날수록 매출 감소분은 더욱 커질 수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저가 5G 요금제에 대한 고객 수요가 예상보다 높은 것으로 파악되면서 더욱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저가 5G 요금제 가입자가 어느 정도까지 늘어날 지 가늠하기 힘들지만 전체 매출 감소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기준 전체 무선통신 가입자 4744만 명 중 10%만 갈아타도 산술적으로 500억 원가량의 매출이 줄게 된다. 또 다른 통신사 관계자는 "저가 요금제 출시는 곧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한번 만든 요금제를 없애기도 어렵기 때문에 고민이 크다"라며 "KT의 (저가 5G 요금제) 가입자 예상보다 많은 것도 부담되는 요소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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