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020560) 화물사업부 매각을 위한 실사가 11일부터 시작됐다. 구체적인 재무 현황 데이터가 공개되는 만큼 매각 측과 인수 측의 적정 몸값을 둔 물밑 협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수전에 뛰어든 저비용항공사(LCC) 4곳의 컨소시엄 구성을 둔 합종연횡도 관전 포인트다. 에어프레미아가 컨소시엄 구성을 마친 가운데 일부 재무적투자자(FI)는 LCC 1위 업체인 제주항공에 한 팀을 이룰 것을 제안했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적격 인수 후보에 선정된 제주항공·에어프레미아·이스타항공·에어인천 등 4곳은 이날부터 실사에 돌입했다. 이들은 매각 측이 제공하는 가상데이터룸(VDR)을 통해 회사 재무 상태와 사업 내용 등을 공유받는다. 4월 중하순 실사를 끝내고 본입찰 절차를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관심은 컨소시엄 구성으로 쏠리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할 때 FI와 전략적투자자(SI)를 포함해 컨소시엄 구성을 확정해 제출했다. LCC 1위인 제주항공에는 다수의 FI가 협력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IMM PE, 한투 PE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적격 인수 후보 중 유럽연합(EU)과 미국 당국의 경쟁 적합성 평가 통과가 유력한 곳은 제주항공”이라며 “대한항공(003490)이 제주항공과 손잡는 게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제주항공 측은 예상 외로 높은 매각가에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타항공, 에어인천은 적합한 컨소시엄 후보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측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몸값으로 최대 1조 1000억 원을 기대하고 있다. 이는 2022년 4분기부터 2023년 3분기까지 4개 분기 동안 거둔 상각전영업이익(EBITDA) 3000억 원의 5배인 1조 5000억 원에 부채 4000억 원을 뺀 금액이다.
현재로서는 에어프레미아와 제주항공이 앞서나가는 듯 보이지만 막판에 유력 SI가 참전하면 인수전의 구도가 바뀔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LX그룹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초반 일부 LCC와 인수 가능성을 타진했다. SI로 컨소시엄에 합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던 동원·하림그룹은 참여 의사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종 입찰이 이뤄질 다음 달 중하순께는 대략적인 매각가와 컨소시엄 구성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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