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003550)가 세계적인 유전체 비영리 연구기관인 미국의 잭슨랩과 협업해 알츠하이머와 암의 발병 원인을 규명할 인공지능(AI)을 공동 개발한다.
11일 LG에 따르면 LG AI연구원과 잭슨랩은 지난해 12월 파트너십 업무 협약을 맺은 데 이어 최근 본계약을 체결했다. 1929년 설립된 잭슨랩은 유전체 관련 연구를 전문적으로 하고 있으며 20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세계 최고 수준의 비영리 독립 연구기관이다.
양 사는 알츠하이머와 암의 발병 원인과 진행 과정을 분석하고 치료제 효과까지 예측하는 AI 모델을 개발해 개인 맞춤 치료 연구의 초석을 다질 계획이다. LG의 생성형 AI ‘엑사원(EXAONE)’에 잭슨랩이 보유한 알츠하이머의 유전적 특성과 생애 주기별 연구 자료를 학습시켜 질병 원인을 분석하고 치료 효율성을 높이는 식이다.
특히 잭슨랩은 특정 유전자 변이를 가진 실험용 쥐를 직접 설계하고 생산할 수 있고 알츠하이머와 암 등 질병과 관련된 다양한 유전적 변이와 돌연변이 유전자 등 방대한 양의 연구 자료를 보유하고 있어 LG의 AI 기술과 결합할 경우 시너지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암 진단과 치료 분야에서 활약할 AI 모델도 공동 개발한다. 특수한 검사를 진행하지 않더라도 병리 이미지만으로 암을 신속하게 진단하고 치료 효과를 예측하는 멀티모달 생성형 AI 모델 개발이 목표다. 여기에 개인별 유전체 정보 특성에 맞는 맞춤형 항암 치료 선택지를 의사에게 제안하는 기능도 심는다. 이를 통해 AI가 암 분야에서 신약의 후보 물질 발굴부터 전임상시험과 임상 시험에 이르기까지 개발 소요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성공률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해 8월 미국 보스턴과 캐나다 토론토 등을 방문해 바이오·AI 분야 미래 준비 현황과 육성 전략을 점검하고 “지금은 작은 씨앗이지만 꺾임 없이 노력하고 도전해나간다면 LG를 대표하는 미래 거목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바이오 사업의 미래 가능성에 대해 강조한 바 있다. LG는 ‘A·B·C(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 분야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론 카돈 잭슨랩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협업에 대해 “AI와 유전체학이라는 양 사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강점을 잘 활용해 헬스케어 분야를 혁신할 수 있는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LG의 미래 성장 동력인 바이오 분야에서도 AI 기술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연구개발을 적극적으로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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