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035720)모빌리티가 류긍선 대표의 사내이사 연임안을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리면서 사실상 연임이 확정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주총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류 대표는 카카오모빌리티를 2년 더 맡게 된다.
1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모빌리티는 류 대표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주총에 상정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는 주주들에게 해당 안건을 담은 주총 소집 통지서를 발송한 상황이다. 류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여부는 이달 27일 예정된 정기 주총에서 확정된다.
만약 류 대표가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하면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자리도 유지된다. 주총에서 류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안이 통과되면 곧바로 이사회가 열리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류 대표의 대표 연임 여부도 결정된다. 다만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될 경우 이사회에서 대표 연임을 저지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 연임 확정이나 다름없다는 설명이다.
2019년부터 카카오모빌리티를 이끌어온 류 대표는 지난달 금융감독원이 분식회계 혐의 등을 이유로 해임을 권고하면서 연임이 불발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다만 매출 부풀리기 혐의와 콜(호출) 몰아주기 의혹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쌓여있어 카카오모빌리티 내부에서 류 대표가 끝까지 책임지는 것이 맞다는 의견이 힘을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또 현재 난관에 봉착한 카카오모빌리티를 이끌만한 적임자를 찾지 못한 것도 류 대표 연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류 대표의 연임이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카카오의 경영 쇄신 의지에 대한 진정성 논란도 예상된다. 카카오가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 등으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으며 전격 쇄신 의지를 다졌으나 기존 경영진을 재신임하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카카오페이(377300)는 신원근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안을 주총 안건으로 올렸다. 또 카카오는 최고기술책임자(CTO)에 ‘카카오뱅크(323410) 스톡옵션 먹튀 논란'의 당사자 중 한 명인 정규돈 전 카카오뱅크 CTO를 내정해 회사 안팎에서 반발을 산 바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쟁·금융당국으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로서도 류 대표의 연임 결정은 쉽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류 대표가 ‘결자해지’ 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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