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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울리는 빵값…공정위, 제빵업 들여다본다

◆'제빵업 실태조사' 착수

물가 3.6% 뛸 때 빵값 10% 올라

美·스위스 등 이어 세계 6위 수준

원재료 값 인상·유통 구조 등 영향

빵. 이미지투데이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제빵업 실태조사에 나선다. 국내 빵 가격이 복잡한 유통 구조 등으로 인해 주요국 대비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을 고려한 조치다. 공정위가 제빵 업계의 가격 결정 구조에 개입할지 주목된다.

13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르면 이달 중 제빵 산업 실태조사를 위한 연구용역에 착수한다. 제빵 업계의 유통 및 가격 결정 구조를 파악하는 것이 용역의 핵심이다. 연구 결과는 올 하반기에 나온다. 공정위 관계자는 “제빵 산업의 구조를 전반적으로 들여다 볼 것”이라고 밝혔다.

공정위가 제빵업 실태조사에 나선 것은 ‘빵플레이션(빵+인플레이션)’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빵 물가는 1년 전보다 9.55% 올랐다. 지난해 전체 물가 상승률(3.6%)을 3배 가까이 웃도는 수준이다. 심지어 2년 전인 2021년과 비교하면 22.5% 뛰었다.

빵 가격이 치솟은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원유(原乳), 설탕, 소금 등 제빵에 사용되는 원재료 가격이 일제히 요동친 결과다. 지난해 설탕과 소금은 각각 전년 대비 14.1%, 13.0% 올랐다. 그 결과 파리바게뜨는 지난해 크림빵 가격을 기존 1400원에서 1700원으로 21.4%, 뚜레쥬르는 슈크림빵 값을 1900원으로 11.8% 인상했다.





한국의 빵 값은 주요국과 비교해도 높은 편이다. 국가·도시 비교 통계 사이트 넘베오에 따르면 한국의 식빵 한 덩이(500g) 가격은 2.83달러로 세계 6위다. 미국(3.56달러)과 스위스(3.45달러) 등 한국보다 빵 값이 높은 나라는 모두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한국 대비 2배 이상 높다. 반면 일본의 빵 가격은 500g당 1.43달러로 세계 40위에 그쳤다.

최근 먹거리 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는 점도 이번 조치에 한몫했다. 지난 1~2월 식료품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6.7% 올라 2021년(8.3%) 이후 3년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먹거리 물가가 뛰며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3.1%)은 2%대를 기록한 올 1월(2.8%) 이후 불과 한 달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섰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최근 물가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공정위가 제빵 업계의 유통 구조를 들여다보는 것도 눈 여겨 볼 대목이다. 당초 국내 빵 가격이 세계적으로 높은 배경에는 원재료 값 뿐만 아니라 복잡한 유통 구조도 있다. 원재료 수입사, 도매상, 소매 납품업체 등 마진이 붙는 유통 단계가 많을수록 소비자 가격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공정위가 대형 프랜차이즈의 가격 결정 구조를 세밀히 조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삼립·파리바게트를 거느린 SPC그룹 등 프랜차이즈가 국내 제빵 가격에 미치는 영향력이 작지 않아서다. 공정위 측은 “(연구용역) 결과에 따라 향후 대응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공정위는 전날(12일) 샐러드 및 간편 식사 제품을 판매하는 프랜차이즈 샐러디가 점주에게 과도한 필수 품목을 지정해 갑질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공정위는 bhc와 메가커피에 이어 샐러디까지 조사를 벌이면서 식품 업계에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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