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유럽연합(EU)의 디지털시장법(DMA)에 따라 아이폰 앱스토어를 개방한다. 2008년 앱스토어 출시 이후 16년간 공고했던 아이폰 앱 생태계 공급망 독점이 깨진 셈이다. 외부 앱 설치가 가능한 구글 안드로이드처럼 앱 장터 간 경쟁으로 소비자 편익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보안 위협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12일(현지 시간) 애플은 블로그를 통해 “올해 늦은 봄부터 EU 내에서 웹브라우저를 통한 앱 다운로드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다만 모든 앱 설치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 애플은 “특정 기준을 충족하고 이용자 보호에 도움이 되는 요구 사항을 지속적으로 충족한 개발자 앱만 설치할 수 있다”고 적시했다.
애플은 외부 앱 설치를 허용하는 한편 앱스토어 이외의 앱 장터도 허용했다. 구글플레이 외 삼성 갤럭시스토어, 원스토어 등이 사용 가능한 안드로이드와 유사한 환경이 조성되는 셈이다. 이는 EU가 DMA를 통해 요구한 사항이기도 하다. DMA 위반 시에는 글로벌 매출의 최대 20%에 달하는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아이폰에서도 앱스토어 외의 앱 장터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소비자와 앱 개발자들이 지불해야 할 비용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은 그간 앱스토어 결제 대금의 30%를 수수료로 받아왔다. DMA 적용에 따라 애플은 EU 내 수수료를 17%로 내렸으나 후발 주자인 경쟁 앱 장터들이 더욱 저렴한 수수료와 할인 혜택을 앞세울 것으로 점쳐진다. 이는 구글 안드로이드 생태계에서 이미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다만 앱 설치 수단이 다양해지면서 보안 위협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간 아이폰은 외부 앱 설치를 원천 차단하고 앱스토어에서 검증한 앱만 제공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보다 상대적으로 보안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실제 단문메시지서비스(SMS) 등을 통한 스미싱 앱 설치 등은 개방적 생태계를 구축해온 안드로이드의 골칫거리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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