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웨이가 지난해 출시한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삼성전자(005930) D램이 탑재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시장조사 업체 욜그룹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화웨이 ‘메이트 60 프로’ 스마트폰에 SK하이닉스(000660)와 삼성전자의 메모리반도체가 탑재돼 있다고 발표했다. 이 스마트폰은 화웨이가 지난해 9월 출시한 신제품으로 당시 제품을 분해해본 결과 SK하이닉스 메모리가 탑재돼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 미국의 대(對)중국 기술 규제에 구멍이 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기도 했다.
다만 D램과 같은 범용 제품은 시장에서 일종의 상품(commodity)으로 분류돼 유통되기 때문에 거래 과정 전반을 통제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중국이 D램을 대량으로 구매해놓았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화웨이 칩에 자사 제품이 들어갔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며 미국 정부의 제재 조치 이후 화웨이와 거래한 적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제품 탑재 사실이 알려졌을 때도 삼성전자 제품의 탑재 여부에 관심이 쏠렸지만 삼성전자는 당시 가능성을 일축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메모리가 홍콩 등으로 일단 수출된 뒤 다시 중국으로 넘어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 메모리와 별도로 메이트 60 프로에는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7㎚(나노미터·10억분의 1m)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 ‘기린 9000s’도 탑재돼 미국의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이 때문에 반도체 업계에서는 미국의 대중 견제가 점점 강도를 높여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중국은 최근 인공지능(AI) 칩인 ‘어센드 910B’를 자체 생산하는 등 반도체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최근 중국 6개 반도체 기업을 제재 리스트에 추가하는 것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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