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비가 3년 연속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을 받는 고등학생은 1명당 70만 원 이상을 학원과 인터넷 강의, 개인 과외 등에 썼다. 대치동 등 학원가가 밀집해 있는 서울의 경우 고등학생 사교육비가 100만 원에 육박했다.
1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은 재작년보다 4.5% 늘어난 27조 1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23조 4000억 원을 기록한 이후 3년 연속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사교육을 활용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인당 사교육비도 함께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교육 참여율도 78.5%로 전년보다 0.2%포인트 확대됐다. 주당 사교육을 받는 시간은 7.3시간으로 0.1시간 늘었다.
전체 학생 1인당 평균 사교육비는 43만 4000원으로 전년보다 5.8% 늘었다. 사교육을 받고 있는 초·중·고등학생만 따져보면 5.5% 증가한 55만 3000원에 달했다. 지난해 물가상승률(3.6%)보다도 오름세가 가파르다.
특히 사교육을 활용하는 고등학생들은 인당 74만 원을 학원과 온라인 강의 등에 지출했다. 재작년보다 6.1% 늘어난 액수다. 중학교(59만 6000원), 초등학교(46만 2000원)가 그 뒤를 이었다. 중학교(3.7%), 초등학교(5.7%) 모두 사교육 참여 학생의 1인당 사교육비가 증가세를 보였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의 1인당 사교육비가 74만 1000원(사교육 참여 학생 기준)으로 가장 높았다. 특히 사교육을 활용하는 고등학생들의 1인당 사교육비는 98만 8000원으로 100만 원에 육박했다. 중학교(76만 원), 초등학교(62만 1000원)의 사교육비 부담도 60만 원을 웃돌았다. 사교육 참여율로 봐도 서울(84.8%)이 가장 높았다. 세종(83.9%), 경기(81.9%) 대구(80.2%), 부산(80.1%)이 그 다음이었다.
학생 성적이 높을수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지출이 높았다. 성적 상위 10% 이내 사교육비는 61만 6000원으로 하위 20% 이내(33만 6000원)의 두 배 수준이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성적이 높아서 사교육비를 많이 들이는 건지, 아니면 사교육 투자만큼 성적이 올라간건지 인과관계를 따지기는 쉽지 않다”고 부연했다.
이 가운데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사교육비가 지출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월평균 소득이 800만 원 이상일 경우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67만 1000원으로 300만 원 미만(18만 3000원)보다 3배 이상 많다. 비교적 교육 지출 여력이 높은 고소득층이 사교육비를 들여 입시 성적에서 우위를 점하는 양상이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는 뜻이다.
과목별 1인당 사교육비는 영어(24만 8000원)가 가장 높았다. 수학(23만 3000원), 국어(14만 8000원), 사회·과학이 그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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