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로봇 업체인 두산로보틱스가 개발한 협동로봇이 실제 ‘담낭 절제 수술’에 활용됐다. 국내 기술로 개발된 복강경 수술 보조 솔루션이 의료 현장에서 활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산로보틱스는 대구 구병원에서 12일 진행된 담낭 절제 수술에 이 회사가 만든 복강경 수술 보조 솔루션이 투입돼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쳤다고 14일 밝혔다.
의료기기 전문 업체인 ㈜이롭과 부산대 기계공학과 진상록 교수팀이 공동 개발한 해당 솔루션은 협동로봇에 내시경 카메라가 탑재된 것이 특징이다.
복강경 담낭 절제 수술은 10㎜ 크기의 내시경 카메라를 배꼽을 통해 복강에 삽입한 후 수술 도구를 조작해 담낭을 제거하는 수술이다. 피부를 약 1㎝ 정도 절개해 수술 도구들이 출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투관침을 삽입하고 3~4개의 절개 부위로 외부에서 몸 안을 관찰할 수 있는 영상 장치와 도구를 투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때 내시경을 비추는 것이 로봇에 주어진 임무다.
로봇을 조작하는 것은 사람이다. 프로그래밍을 통해 수술 동선을 최적화할 수 있으며 조이스틱으로 쉽게 상하좌우 이동과 화면 확대 및 축소가 가능하다. 기존에는 의료 보조 인력이 장시간 동안 내시경을 들고 있어야 했지만 로봇이 대신하면서 안전성과 정교함을 높였다. 이번에 활용된 솔루션은 3㎏의 하중을 견딜 수 있고 협동로봇 6개의 각 축에 조인트 토크 센서를 탑재해 섬세한 작업이 가능하다.
수술을 집도한 구자일 대구 구병원 원장은 “환자는 수술 후 특별한 예후 없이 퇴원했다”며 “대장암, 직장 탈출 등 고난도 수술에도 (로봇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도 “협동로봇이 다양한 의료 현장에서 사용되며 작업 효율을 높이고 의료 인력의 노동 강도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협동로봇을 활용한 수술 보조 솔루션을 국내 일부 병원에 공급한 두산로보틱스와 이롭은 향후 미국·유럽 등 해외시장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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