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화(사진) 신임 회장의 취임을 앞둔 포스코그룹이 주주서한을 통해 “그룹의 리더십 변화에도 2차전지 소재 사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못 박았다. 철강 전문가로 알려진 장 회장이 배터리 사업을 축소할 것이라는 설왕설래가 이어지자 그의 의중을 주주들에게 전하며 우려를 일축한 것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이달 21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이 같은 내용의 주주서한을 발송했다. 통상 그룹 회장의 명의로 발송되지만 이번에는 회장 교체를 앞두고 있는 만큼 정기섭 사장 명의로 작성됐다.
포스코그룹, “이차소재 투자 지속할 것"…주주서한에 명시
정 사장은 주주서한에서 “포스코그룹은 리더십 변화에도 흔들림 없이 그룹의 미래 성장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며 “2차전지 소재 사업은 경쟁사들에 한발 앞서 미래 경쟁력을 선점할 수 있도록 투자를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철강 사업을 통해 확보한 세계 최고 수준의 운영 역량을 2차전지 소재 사업 등 그룹의 신사업 분야로 확산해 국내외 신설 법인의 조기 안정화와 성과 창출을 가속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주주서한은 통상 지난해 사업별 성과를 간략하게 설명하는 수준으로 작성된다. 하지만 올해는 서한 마지막 부분에 리더십 교체를 언급하며 특정 사업의 투자 계획에 대해 덧붙였다.
이처럼 이례적인 주주서한이 나온 것은 장 회장이 취임 이후 2차전지 소재 사업을 축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그룹 안팎으로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장 회장이 철강 기술통으로 불리는 만큼 그룹의 투자 중심축을 2차전지 소재에서 다시 철강으로 옮길 것이라는 시각이다. 전기차 수요가 둔화되면서 2차전지 소재 사업에 빨간불이 켜진 것도 이 같은 가정에 힘을 싣고 있다.
“장인화 회장, 포스코그룹 신사업 재편의 주역”
다만 장 회장은 인수위원회를 통해 2차전지 사업을 그룹의 미래 성장 사업으로 이끌어갈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그룹의 미래소재총괄을 맡은 김준형 부사장도 “앞으로 배터리 소재 사업을 미래 성장 산업으로 가져가시겠다는 것에 큰 방점을 두고 있다”고 장 회장의 의중을 전하기도 했다.
특히 장 회장은 지금의 포스코그룹 신사업 방향을 설정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급격한 사업 계획 전환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그는 2011년 투자성장 부문 신사업 실장을 맡아 리튬을 포함한 양·음극재 중심으로 신사업을 재편해 2차전지 소재 사업의 기틀을 마련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철강 이력이 강조되고 있지만 친환경 미래 소재 중심으로 사업 전환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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