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년 집권'을 확정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축하 메시지를 전하며 중-러간 끈끈한 결속을 자랑했다.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18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에게 보낸 축전에서 "최근 몇 년 사이 러시아 인민은 단결해 도전을 극복하고, 국가 발전·진흥의 길로 꾸준히 전진했다"며 "당신이 다시금 당선된 것은 당신에 대한 러시아 인민의 지지를 충분히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당신의 영도(지도) 아래 러시아가 국가 발전·건설의 더 큰 성취를 반드시 얻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중국은 중러 관계의 발전을 고도로 중시하고, 러시아와 긴밀한 소통을 유지할 용의가 있다"며 "중러 신시대 전면적 전략 협력 동반자 관계가 지속적으로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심화 발전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양국과 양국 인민에 행복을 가져다줄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중국 정부도 공식 축하 입장을 발표했다. 린젠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축하의 뜻을 표한다"며 "중국과 러시아는 서로 최대의 이웃 국가이자 신시대 전면적 전략 협력 동반자"라고 말했다. 린 대변인은 "우리는 시진핑 주석과 푸틴 대통령의 전략적 지도 아래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지속적으로 앞을 향해 발전할 것이라고 깊이 믿는다"고 강조했다. 올해로 집권 12년 차를 맞은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과 남달리 돈독한 관계를 과시해왔고, 양자 정상회담만 두 차례 한 작년에 이어 수교 75주년을 맞은 올해에도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2년을 넘어선 우크라이나 전쟁 기간 서방의 각종 제재를 견디고 있는 것이 중국 등 '우방'의 도움 덕분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5∼17일 치러진 러시아 대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87.32%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그는 2018년 대선에서 자신이 세운 기존 최고 득표율 76.7%를 10%포인트 이상 뛰어넘으며 역대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2000·2004·2012·2018년에 이어 대선에서 또다시 승리한 푸틴 대통령은 이로써 2030년까지 6년간 집권 5기를 열게 됐다. 그의 '30년 집권'은 이오시프 스탈린 옛 소련공산당 서기의 29년 집권 기간을 뛰어넘는 것이기도 하다. ‘꼼수 개헌’을 통해 2036년까지 집권이 가능해 사실상 종신 집권의 길도 닦았다. 34년(1762~1796년)을 재위한 예카테리나 2세보다도 오래 집권하게 되는 셈이다.
푸틴 대통령은 1952년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가난한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났다. 15세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에 잠입한 소련 스파이를 다룬 영화 ‘방패와 칼’을 보고 첩보 요원이 되기로 결심한다. 1970년 레닌그라드대 법대에 입학해 졸업한 뒤 1975년 소련 정보기관인 국가보안위원회(KGB) 정식 요원으로 발탁된다. 1999년 46세의 나이로 총리에 올라섰고 2000년 대선에서 승리하며 권력의 정점에 서게 된다. 총리는 두 차례(1999~2000년, 2008~2012년), 대통령은 네 차례(2000~2008년, 2012~현재) 지냈다.
한편, 중국·러시아와 밀착하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이날 푸틴 대통령의 당선 확정 소식이 알려진 직후 축전을 발송했다. 축전은 신홍철 주러 북한대사가 러시아 외무성에 전달할 것이라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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