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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S24 더 올려라"…이통·제조사 '지원금 인상' 고심

■전환지원금제 시행 일주일

정부선 "실구매가 낮춰라" 압박

가격인하땐 하위모델 판매 타격

제조·이통사 마케팅비 추가부담

단말기사업 수익성 저하 우려에

저가·구형 모델에만 '찔끔 지원'


정부가 휴대전화 번호이동 전환지원금 상향을 통해 고가 스마트폰 ‘갤럭시S24’의 실구매가를 크게 떨어뜨리려고 하지만 판매 현장에서는 ‘찔끔 인하’에 그치면서 정책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물론 대통령실까지 나서서 이동통신사와 단말기 제조사를 압박하고 나섰지만 업체들은 추가 할인 시 마케팅비 부담이 가중되는 것은 물론 중저가폰의 가격 경쟁력 하락으로 단말기 판매 전반의 사업성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휴대전화 번호이동 전환지원금을 50만원까지 '합법적으로' 줄 수 있게 된 첫날인 14일 서울의 한 휴대전화 판매점의 모습. 연합뉴스




2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방통위는 18일 통신 3사 임원을 불러 단말기들의 전환지원금을 상향하고 특히 갤럭시S24도 지원대상에 포함해줄 것을 요청했다. 제조사인 삼성전자 역시 이 같은 단말기 할인에 동참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고가폰 사용자 비중이 큰 만큼 현재 잠재 수요가 가장 풍부한 갤럭시S24가 대상에 포함돼야 전환지원금 정책이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한다는 게 방통위의 취지다.

통신업계는 “국민 기대에 못 미친다”는 정부 평가와 함께 나온 이 같은 요청을 사실상의 압박으로 받아들이면서도 갤럭시S24 전환지원금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어 속앓이를 하고 있다. 5세대 이동통신(5G) 가입자 증가세가 주춤하면서 수익성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마케팅 비용을 크게 늘릴 수 없을 뿐더러 갤럭시S24 실구매가를 정부 기대만큼 낮출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제품 간 ‘카니발라이제이션(자기잠식)’도 고려해야 하는 복잡한 문제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장 비싼 플래그십(주력제품)부터 가격을 낮추면 결국 도미노처럼 하위 모델들도 연쇄적으로 가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프로모션 성격으로 한시적으로 지원금을 올리는 건 가능할지 몰라도 이를 길게 유지한다는 건 쉽게 내릴 수 있는 결정이 아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출시됐거나 새로 선보일 삼성전자 단말기로는 출고가순으로 115만 원짜리 갤럭시S24, 85만 원짜리 ‘갤럭시S23 팬에디션(FE)’, 60만 원대 ‘갤럭시A55’, 50만 원대 ‘갤럭시A35’, 45만 원짜리 ‘갤럭시A25’, 32만 원짜리 ‘갤럭시A15’가 있다. 가격차가 서로 10만~30만 원으로 촘촘하고, 공시지원금을 반영할 경우 구간이 더욱 좁아져 상위 모델 실구매가를 10만~20만 원만 낮춰도 하위 모델이 유명무실해지는 구조다. 가령 위약금 20만~30만 원이 발생한 사람이 타 통신사로 번호이동할 경우 갤럭시S24 전환지원금 50만 원을 받으면 위약금을 갚고도 20만~30만 원의 기기값 할인이 가능하다. S23 FE도 전환지원금 없이는 선택받을 유인이 사라진다. 통신사와 제조사는 S23 FE 판매를 포기하거나 실구매가를 낮춰야 하는데, 이 경우 중저가폰인 갤럭시A 시리즈도 영향을 받는다. 이는 중저가폰을 늘려 단말기 제품군을 다양화할 것을 주문한 정부 정책과도 충돌한다.

통신사들이 갤럭시S24는 제쳐두고 최저가 모델 갤럭시A15와 구형폰 위주로만 소액의 전환지원금을 주는 데 그치는 배경에는 이 같은 고민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월 12만~13만 원의 최고 요금제를 써도 전환지원금은 최고 13만 원이며 갤럭시S24는 KT만 5만~8만 원을 제공한다. 방통위는 지난주 제도를 시행하며 공시지원금 최고 50만 원와 전환지원금 최고 50만 원, 추가지원금 15만 원을 더해 “갤럭시S24 등 신형 단말기 구입 부담이 거의 없어질 것”이라고 했지만 현실과 괴리가 큰 상황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전환지원금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론적으로 현재 가입자당매출(ARPU)를 보면 통신사들이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응하기 어렵다”며 “다만 ARPU 획득을 위해 고가요금제에서 제한적으로 (번호이동) 경쟁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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