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에 4000원을 웃돌던 대파 소매가격이 최근 한달 새 약 40%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대파 한 단에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말한 것이 온라인 상에서 논란이 되고 이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를 겨냥해 현 정부의 서민 경제 정책을 비판하면서 난데 없는 ‘대파 논쟁’ ‘대파 대전’이 벌어졌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21일 대파 1㎏ 소매가격은 평균 2천721원으로 한 달 전(4573원)과 비교해 40.5%나 내렸다.
1주 전(3057원)과 비교하면 11.0% 하락했으며 1년 전(3688원)보다도 26.2% 낮은 수준이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가격 중 최저·최고를 제외한 3년 평균인 평년(2958원) 가격과 비교해도 8.0% 떨어졌다.
특히 최근 대파 소매가격이 급격히 떨어진 것은 정부가 장바구니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할인 지원에 나선 데다 유통업계도 추가로 할인 행사를 진행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 6일 농산물 납품단가 인하에 204억원, 농산물 할인에 230억원을 각각 투입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15일에 납품단가와 할인행사 지원 금액을 더 늘리는 등 물가 안정을 위해 모두 15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대파 생산자들의 노고를 알고 있기에 농가 수취 가격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고 소비자 가격만을 낮추는 방식으로 정책 지원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방문한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당일 대파 가격을 1㎏(1단)에 875원으로 내린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데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농식품부는 이날 설명자료를 내고 "최근 발표한 정부 물가 안정 정책이 현장에서 순차적으로 반영된 가격"이라며 "한단 기준 정상가가 4천250원인 대파 가격은 14일부터 납품단가 지원(2000원)이 적용됐고, 18일부터는 정부 30% 할인 지원과 유통업체 자체 할인까지 적용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18일 서울 창동, 수원, 고양, 성남, 청주, 울산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모두 대파 한단을 875원에 판매했다"며 "하나로마트에서 다른 곳보다 더 싸게 파는 이유는 농협이 국민 물가 부담을 낮춰 드리려 자체 할인을 많이 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일 인천 미추홀구 토지금고시장과 신기시장, 서구 정서진중앙시장, 부평구 부개종합시장, 삼산동 상가를 잇달아 찾아 인천 지역 출마자들을 지원 사격했다.
특히 이 대표는 토지금고시장을 돌며 지지를 호소한 뒤 현 정부가 농산물 물가 관리에 실패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대파 한 단을 높이 들어 보이며 "여러분, 850원짜리가 맞느냐"라고 물었고, 지지자들이 "아니요"라고 답하자 "5000원이랍니다. 5000원"이라고 외쳤다.
윤 대통령이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 대파 판매대 앞에서 "그래도 (대파 한 단에)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된다"라고 발언하면서 불거진 ‘대파 가격 논란’을 겨냥한 것이다.
또 이 대표는 "돈이 돌아야 경제가 산다. 이렇게 서민들에 대해 예산을 지원하면 돈이 돈다"면서 "이걸 소비 승수효과라고 한다. 이 무식한 양반들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서민들에게 돈을 쓰면 곱하기 몇 배씩의 효과가 난다"면서 "경제를 살리려면 현장에서 어렵게 사는 국민 다수에게 도움 되는 재정 정책을 펴면 경제가 금방 확 살아난다. 애정이 없어서, 관심 없어서 그렇다. 무식해서 그렇다"고 비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