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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스타트업에 구애하는 日 …한일 네트워크 행사 '북적'

디지털전환(DX) 수요 높은 日서

기술력·성장성 갖춘 K기업 인기

일본 스타트업의 성지로 불리 도쿄 시부야에 있는 ‘스크램블 교차로’. 도쿄=노현섭 기자




이달 7일 거품 경제 붕괴로 활력을 잃어가던 도쿄를 다시 현대화 된 도시 이미지로 탈바꿈 시켜준 ‘도시 재생’의 모범사례로 통하는 롯본기에 있는 한 공유 오피스에 늦은 추위를 무색하게 할 만큼 뜨거운 열기가 가득찼다. 오후가 되자 50여명의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정장 차림에 백팩을 맨 사람부터, 기내용 캐리어를 끌고 급하게 입장하는 사람들도 보였다. 이들은 입구에서 이름표를 받아 든 뒤 삼삼오오 모여 명함을 교환하며 일본의 기업 관련 법률과 투자처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행사장에는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는 음식이 준비돼 있었지만 이야기에 열중하느라 한동안 손을 대지 않을 정도였다.

디캠프가 이달 7일 일본 도쿄에서 진행한 글로벌 커뮤니티 행사인 ‘모크토크(MokTalk)’에서 한일 양국 참가자들이 대화하고 있다. 도쿄=노현섭 기자


이날 행사는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가 해외 진출을 준비 중인 기업들을 위한 현지 맞춤형 글로벌 커뮤니티 행사인 ‘목토크’(MokTalk)로 일본에 진출한 스타트업 대표부터 현지 금융회사 및 벤처캐피털(VC)과 법무법인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이들 뿐 아니라 이번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한국에서 일본으로 날아온 VC와 일본 진출을 준비 중인 스타트업 대표들도 보였다. 원티드 재팬의 강철호 대표의 사회로 시작된 이날 행사에서 임현근 강남언니 일본 법인 대표와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위프로(Wipro) 재팬에서 인사를 맡고 있는 이승원 담당이 일본에서의 인재 채용에 관한 강연을 했다. 강연 이후 참가자들은 “일본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하려는 데 현지 인재를 어떻게 채용해야 하나”, “아직 사업 초기라 좋은 대우를 해줄 수 없는데 능력 있는 인재를 채용할 수 있을까” 등의 질문을 쏟아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에서 찾아온 한 VC 관계자는 “일본 시장이 한국 스타트업에 대해 우호적으로 바뀌면서 일본 진출을 준비 중인 기업들이 늘고 있다”며 “일본 현지 분위기와 네트워크 확보를 위해 행사에 참석했는데 예상보다 일본 진출 수요가 높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공개된 일본 진출 한국 기업보다 더 많은 기업이 최근 일본 시장에 진출해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일본계 로펌에서 기업 인수합병(M&A) 등을 담당하는 한 일본인 변호사는 “요즘 한국기업의 일본 시장 인바운드 수요가 90% 이상 된다”며 “실제 공개되지 않은 한국 기업의 IT, 화학, 뷰티, 엔터 분야의 일본 기업 인수나 협력 관계가 상당히 많다”고 귀띔했다.



이러한 분위기와 같이 많은 한국 기업들이 일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엔데믹 이후 높아진 디지털 전환 수요와 엔저로 인한 투자 자본이 몰려들고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해외기업 유치 의지가 맞물리면서 일본 시장이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진출을 꿈꾸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성장성이 높은 한국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유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스타트업 피칭대회 및 교류회도 다음 달부터 줄줄이 열린다.



우선 다음 달 2일(잠정) 한국경제인협회와 일본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이 주최하는 ‘한일 스타트업 협력 포럼’ 이 도쿄에서 열린다. 올해 1월 열린 한일 재계회의 후속 조치로 한국 스타트업들이 도쿄를 방문해 일본 대기업을 상대로 사업 내용 설명과 투자 유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행사다.

다음 날인 3일에는 도쿄 키라보시와 신한은행의 일본 현지법인인 SBJ 은행이 한국 스타트업의 일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한-일 스타트업 교류회’가 열린다. 이날 행사에는 키라보시와 SBJ 은행이 지원하는 한국 스타트업의 일본 진출 현황 스토리를 공유하고 양국 스타트업과 대기업, 정부기관 관계자들을 초청해 협력과 교류 활성화 등을 지원한다.

4일 열리는 목토크에는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관계자들이 나와 일본 정부의 스타트업 지원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 속 우리 기업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과 지원 등에 대해 설명한다.

이밖에도 5월에는 일본 도쿄도가 주최하는 도쿄 스타트업의 혁신기술을 소개하는 행사인 ‘스시 테크 토쿄 2024(SusHi Tech Tokyo 2024)’에 디캠프가 파트너로 참여한다.

한국 스타트업 관계자는 “지금까지 일본 시장에서 한국 스타트업을 유치하기 위한 다양한 피칭대회가 줄줄이 열리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다양한 네트워크 행사를 기반으로 한국 스타트업의 일본 진출은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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