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지난해 공급한 새희망홀씨 대출 규모가 당초 목표치보다 6600억 원가량 부족해 3년 연속 공급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 당국은 서민금융 지원을 위해 매년 공급 목표를 높여왔지만 목표만큼 충분한 자금 공급이 이뤄지지 못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 당국은 올해 공급 목표를 또 지난해보다 1300억 원 더 늘려 잡았다. 금융권에서는 금융 당국이 서민금융 지원을 홍보하기 위해 실현 가능하지 않은 목표를 설정해 생색만 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4개 은행(산업·수출입·씨티·케이·카카오·토스 제외)이 공급한 새희망홀씨 대출 규모는 총 3조 3414억 원(17만 9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공급 목표였던 4조 원에 비해 약 6600억 원 부족한 수준이다. 2021년과 2022년에 이어 3년 연속 목표 수준에 미달했다.
새희망홀씨 대출은 금융 취약 계층 지원을 위한 대표적인 서민금융상품으로 은행권 자체 재원으로 조성해 공급한다. 2010년 11월 첫 출시된 뒤 지난해까지 약 253만 명에게 34조 6749억 원을 지원했다.
최근 3년간 새희망홀씨 대출 규모가 목표치에 못 미친 것은 금융 당국이 설정한 공급 목표의 현실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새희망홀씨 대출 공급 목표는 △2020년 3조 4000억 원 △2021년 3조 5000억 원 △2022년 3조 6000억 원으로 매년 1000억 원 수준으로 늘어나다 지난해에는 아례적으로 4000억 원(11.7%)이나 늘려 잡았다. 새희망홀씨 대출 공급 규모는 금감원이 매년 초 각 은행들이 제출한 목표치를 검토해 최종 확정한다. 지난해의 경우 은행들이 고금리·고물가 상황에 따른 서민금융 확대를 위해 자발적으로 목표치를 크게 올렸다는 게 금감원 설명이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은행들이 높은 목표치를 제시한 배경에 금융 당국의 ‘상생 금융’ 압박이 자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특히 지난해의 경우 ‘상생 금융’ 압박이 커지던 시기였기에 은행들도 무리하게 목표치를 높게 제시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목표치에는 미달하지만 공급 확대 노력으로 대출 규모 자체는 전년보다 1조 원가량 증가했다”며 “취약 계층 대상 금융 공급을 위해 목표치를 낮출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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