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을 수차례 시도한 ‘장수생’ 보험사 매물이 시장에 또 한 번 등장했다. 세 번째 매각에 도전하는 MG손해보험이 그 주인공이다. 롯데손해보험·ABL생명·동양생명 등 우량 보험사들이 새 주인을 찾아 나온 상황에서 장수생 매물이 매력을 뽐내기는 쉽지 않다.
시장에서 꼽는 MG손보의 가치는 가성비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손해보험업에 진출할 기회라는 것이다. 걸림돌은 MG손보의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재무 건전성이다. 지난해 말 기준 MG손보의 지급여력비율(K-ICS)은 80%대로 보험업법상 기준치(100%)를 크게 밑돈다. 인수자는 거래금 이외에도 회사의 자본 확충을 위해 추가 자금을 써야 한다는 의미다. 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 JC파트너스가 금융 당국과 법적 분쟁을 이어가는 점도 부담이다. JC파트너스는 최근 금융위원회의 MG손보에 대한 부실금융기관 지정에 반발해 집행정지를 신청한 상태다.
MG손보의 관리인으로서 매각을 주도하고 있는 예금보험공사는 공적 자금 투입 의지와 함께 우량 자산 및 부채를 선별적으로 넘기는 자산부채이전(P&A) 방식도 제시하는 등 인수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다양한 조건들을 내세우고 있다. 그만큼 의지가 강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무엇보다 물건이 팔리려면 일단 물건 자체의 품질이 좋아야 한다. 싼값에 샀다가 AS 비용이 훨씬 많이 들어가면 낭패다. 업계에서는 MG손보가 매각에 앞서 회사의 재무적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MG손보 매각 성사 여부가 올해 보험사 인수합병(M&A)의 판도를 알 수 있는 가늠자 역할을 할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지난해에는 보험사 매물이 외면받았지만 올 들어 금리 인하가 예상되며 기지개를 켤 수 있다는 기대감이 조성되고 있다. 이번 매각에 실패한다면 MG손보는 자본 확충 등을 통해 다음 매각을 준비하거나 플랜 B에 돌입할 것이다. 매각 실패 후 희망퇴직과 함께 경영 효율화를 통한 몸 만들기에 집중하고 있는 KDB생명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삼세번 도전 끝 매각 성공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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