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차가 럭셔리 브랜드인 벤츠·BMW·아우디 등 독일 3사가 장악했던 수입차의 중고차 판매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아우디를 밀어내고 3위를 차지한 제네시스는 수입차 투톱인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까지 위협할 기세다.
26일 서울경제신문이 자동차 거래 플랫폼인 ‘엔카닷컴’에 의뢰해 제네시스의 중고차 판매량을 수입차와 비교한 결과 지난해 제네시스는 총 5만 2000대의 중고차가 판매되며 벤츠(8만 1000대), BMW(7만 5000대)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2021년 3만 2000대로 아우디(3만 1000대)를 제치고 처음 수입차 중고차 판매 순위 3위에 오른 뒤 3년 연속 자리를 지키고 있다. 수입차 중고차 시장에서 오랜 기간 형성됐던 독일 수입차의 3강 구도가 확실히 깨진 것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중고차 판매 시장은 시차를 두고 신차 판매 시장의 영향을 받는다”며 “중고차 시장에서 아우디의 몰락과 제네시스의 급성장은 예견됐던 일”이라고 말했다.
제네시스는 신차 시장에서도 수입차 브랜드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해 제네시스의 국내 판매량은 12만 6567대로 BMW(7만 7395대), 벤츠(7만 6697대)보다 2배 가까이 많다. 기존 수입차 브랜드들이 장악했던 시장을 제네시스가 잠식하고 있다는 얘기다.
제네시스의 성장세는 중고차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18년 6000대에 그쳤던 제네시스 중고차 판매량은 지난해 5만 2000대로 5년 사이 709% 성장했다. 같은 기간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0.9%에 불과했던 제네시스의 판매 비중은 지난해 7.1%까지 확대됐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완성차 가운데 전년 대비 중고차 판매량이 늘어난 브랜드는 제네시스(6.2%)와 기아(000270)(2.9%)뿐이다.
중고차 시장에서의 제네시스 존재감은 국내 완성차를 넘어 수입차 브랜드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네시스 가솔린 모델의 경우 2021년식의 잔존 가치가 80~90%에 이를 정도로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다”며 “신차 판매 시장에서 제네시스의 약진이 지속되는 만큼 중고차 시장에서 수입차들도 긴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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