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과 동맹을 맺고 인공지능(AI) 생태계를 구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엔비디아가 AI 칩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독주를 막기 위해 두 회사가 공동 전선을 형성한 것으로 분석된다.
27일 네이버는 현재 인텔과 다양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네이버는 자사 서비스에 이용되는 AI 추론용 칩을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에서 인텔의 중앙처리장치(CPU)로 교체했는데, 협력 관계는 앞으로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협력을 엔비디아의 의존도를 낮추려는 시도로 해석한다. 현재 오픈AI와 메타 등이 자체 AI 칩을 개발 중이지만 최소 5년간은 엔비디아의 지배력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글로벌 IT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네이버도 AI 학습·추론을 위해 엔비디아 생태계를 주로 이용했으나 비싼 가격과 제한된 물량에 한계를 느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전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AI 시대가 되면서 칩 비용이 가장 큰 고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현존 최고 성능으로 꼽히는 엔비디아의 ‘H100’은 개당 가격이 4만 달러(약 5300만 원)에 달하는 데다 주문 후 11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현재 인텔과 협력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 중”이라면서도 “아직 초기 단계로 구체적으로 정해진 내용은 없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